정부가 2025년까지 공공 시스템 전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딘다.
국산·공개 소프트웨어(SW)의 활발한 이용이 예상돼 외산 SW·장비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SW업계가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공고한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환·통합 사업(1차)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환경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사업이 시작된다.
정부는 지난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종합계획'을 밝히면서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면전환' 계획을 공개했다. 부처·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 전산실에서 관리하던 1만여 시스템을 2025년까지 100%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통합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환 수요조사를 마치고 전환 설계 작업을 완료했다.
공공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과 함께 국산·공개 SW 도입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차 사업 제안요청서에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 시스템 SW는 클라우드 전환 시 국산과 공개 SW를 우선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기존 시스템 증설을 제외하면 제안요청서에 특정 규격 등을 명시하는 경우는 없다. 외산 위주의 공공 시스템 환경을 개선하려는 정부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오라클 등 외산 SW 신규 적용이 줄어들고 티베로 등 국산 SW와 공개 SW 도입 기회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서비스 모니터링, 보안 관제,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등 분야에서도 국산·공개 SW 입지가 넓어진다.
정부는 클라우드 전환 후 상시 모니터링과 보안관제 환경을 제공하도록 한다. 1만 여개 시스템 관련 모니터링·보안 관제 신규 시장이 생긴다. 국내 중소 SW기업 상당수가 이 분야의 기술·역량을 보유한 만큼 공격적으로 공공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기관별로 보유한 ICT 장비 내용연수를 조사한 결과 약 절반이 교체 시기가 도래했다. 공개 SW 도입 증가로 값비싼 장비 대신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국산 장비 도입이 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클라우드 전환 사업으로 공개 SW 적용률을 90%까지 높이고 SW 국산화율을 기존 대비 약 14% 끌어올리면서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1차 전환 대상 130여개 시스템 가운데 4개를 제외하고 민간 클라우드 센터로 이전할 계획이라 민간 클라우드 시장 성장도 예상한다.
정부 관계자는 “클라우드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개·국산 SW 도입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국내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선 한국상용SW협회장(인프라닉스 대표)은 “그동안 국내 상용SW 업계는 클라우드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과 인재를 꾸준히 확보했다”면서 “공공 클라우드로의 전면 전환이 본격화하면 국내 기업에 새로운 공공 시장이 생기는 만큼 산업 전반에 대한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정부, 하반기부터 1차 사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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