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코로나19로 피해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 사실이었다. 자영업자 빚이 무엇보다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3월 말 현재 전체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831조8000억원이라고 밝혔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말 700조원의 18.8%인 131조8000억원이나 불어났다. 4∼6월 은행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이 9조3000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6월 기준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40조원을 훌쩍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1년간은 10%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한 지난해 3월 이후 1년간 20% 가까운 급증세를 보였다. 대기업 부채 7%, 중소기업 부채 12.8%, 가계부채 9.5% 증가와 비교하면 자영업자 부채 증가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더 큰 문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바닥이 보인다고 예측했으나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빚을 내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연명했는데 최근 4단계 거리두기로 다시 한계 상황을 맞았다. 강화된 거리두기 단계로 자영업자의 한숨 소리가 더 커졌다. 매출 감소는 물론 부채 의존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생존을 위해서는 사채라도 써야 하는 상황이다. 벼랑 끝에 몰렸다는 표현 그대로다. 이미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1년6개월 사이에 1%포인트(P) 가까이 올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생존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에 치명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대출 부담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은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금리가 1%P 오르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은 약 5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시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에 대출 만기가 돌아오거나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날 공산이 크다. 그동안 가려졌던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나면 상환 능력이 취약한 자영업자는 곧바로 파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부채가 있는 상황에서는 코로나19 종식과 관계없이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이야기다. 자칫 자영업자의 줄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