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 네트워크는 정보화 군의 중추이다. 평시에는 효율적인 군사력을 건설하도록 하고 전시에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밑바탕이 된다.
이를 위해 우리 군은 평시 군사력 건설과 관련된 자원관리, 전략부대 및 후방지역의 작전 수행을 위한 국방광대역통합망(M-BcN)을 구축·운용하고 있다. 2008년 민간투자사업 형태로 추진된 기존의 M-BcN은 2023년 운용 기간이 만료될 예정이다.
이를 후속할 차기 M-BcN 사업에서는 첨단 기술을 적용할 뿐만 아니라 구축 범위도 기존의 전방 지역 중심에서 전국 및 전 군 단위 네트워크로 확장, 운용하게 된다. 차기 M-BcN 구축은 1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다. 사업을 수주한 사업자는 1만1000㎞ 이상의 신규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5만점에 가까운 관련 장비를 설치해 향후 10년 동안 운영 및 유지·보수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국가안보 목적의 국방 네트워크 구축은 일반적인 상용 민간 운용 목적의 네트워크 구축과 다른 몇 가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생존성 보장이다. 전시에 한반도 전역이 적의 화력 공격권에 있고, 이에 따른 2차적 피해까지 고려하면 군 네트워크에서 전시 생존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존성 보장은 경로를 다중화하는 기본적 개념 적용 이외에도 전시에는 물리적 피해를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광케이블 경로의 지상 노출을 최소화하고, 지중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됨을 의미한다. 즉 광케이블을 포함한 네트워크 요소의 지상 노출은 전시 군 네트워크의 생존성에 큰 위험 요소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군뿐만 아니라 사업을 수행하는 사업자도 어떤 형태의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할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시스템 구축, 효율적 망 운용, 유지·보수 능력이다. 전문 인력이 요구되는 네트워크의 구축과 운용 및 유지·보수에 관한 모든 것을 군이 직접 수행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전시에도 네트워크를 군과 같이 운용할 수 있는 군과 사업자 간 전국 단위 협력은 필수다. 운용과 관련한 기술적 측면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을 둔 통합망 관리를 통해 운용 및 유지·보수를 지능화·자동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군과 공유하고, 기술적 사항을 전수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또 전국 단위의 지원체계를 통한 실시간 지원이 가능해야 하며, 네트워크의 실시간 상태정보를 입체적으로 판단하고 지휘 결심이 가능하도록 위성·마이크로웨이브(MW)·국방모바일 등 다계층 네트워크의 연동 운용 방안 마련 역시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
셋째 확장성이다. 최근 우리 군은 클라우드·모바일 업무 환경 등 첨단 기술을 작전에 적용해 자원관리를 효율화하고, 전시 작전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군별로 특성에 맞는 병원관리, 스마트부대 등 국방의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기술이 반영되고 있다. 이렇게 군에서 생산된 정보의 유통이 M-BcN을 통해 이뤄지게 되기 때문에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 도입될 새로운 기술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확장성 역시 고려해야 한다. 보안성이 보장된 가운데 국가재난안전망 등을 비롯한 타 국가망과의 연계성을 높일 수 있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무엇보다 '전시에 군이 활용하는 기반 체계'라는 인식 아래 국방 정보의 유통을 위한 정보고속도로를 다시 구축하는 이번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본질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박순상 국방정보통신협회 부회장(예비역 준장·前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신부장) kacos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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