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7월 셋째 주를 시작으로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이 기승을 부르면서 전력수요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졌다. 정부와 산하 기관은 초비상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올여름 폭염과 산업생산 증가 등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해 비상 대응 체계를 확립하고 여름철 안정적 전력 공급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7월 5일부터 본사와 15개 지역본부에 전력수급 대책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244개 사업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긴급 상황에 대비한 비상 대응체계도 갖췄다. 발전회사와 전력거래소, 대용량 고객 등과 비상 상황에 대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일부에서 우려한 '전력 대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전력수급 첫 고비로 여겨졌던 이달 21∼22일은 애초 전망대로 전력 사용이 급증했지만 예비 전력이 10GW를 웃돌며 전력수급이 안정 수준을 유지했다. 전력공급 예비력은 10GW를 웃돌고 있다. 전력 예비율도 11.1∼16.8%를 기록했다. 예비력은 일반적으로 10GW, 예비율은 10%를 넘겨야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폭염이 이어졌지만 아직 큰 문제는 없다는 이야기다. 한전이 예상하는 올해 최고 전력수요 시점은 8월 2주 차다. 역대 1~7월 전력사용량 추이는 2019년 30만2823GWh, 2020년 29만4320GWh에 이어 올해에 전년보다 3.1%가량 늘어난 30만5416GWh 수준이다.
안심하기는 이르다. 전력수요 대응은 과거 데이터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자칫 예상하지 못한 돌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경기 일부 지역에 전력 수급이 원활치 않아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폭염으로 냉방수요도 늘고 산업용 수요도 상승세다. 경기 회복에 따라 반도체, 자동차, 기계장비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수출 실적이 좋아지면서 전력 사용량도 증가세가 가파르다. 자칫 산업생산 증가로 예비율이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가정에서의 불편함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의 하나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