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지역 도시철도 운영 애로사항 해결에 일조했다. 노후화된 외산 장치를 국산화해 기술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외화 유출도 막을 수 있게 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한석윤)은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열차자동운행장치(ATO) 정위치 정차장치(버싱 모듈)를 개발, 실용화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버싱 모듈은 현재 초도 물량이 판매된 상태다. 앞으로 3년에 걸쳐 대구도시철도 1호선 전체 노선에 적용된다.
ATO는 열차 자동 운행을 담당하는 핵심 제어장치다. ATO 운행 열차는 바퀴 회전수를 기반으로 이동 거리를 계산, 정차 위치를 가늠하게 되는데 버싱 모듈이 정확한 정차 위치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선로 상에서 현 위치 신호를 열차에 전달, 정차 위치를 보정하는 방식이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경우 버싱 모듈 노후화로 교체해야 했으나 프랑스 제조사에서 이를 단종시킨 뒤였다.
이에 따라 철도연이 버싱 모듈 개발에 나서게 됐다. 혁신전공사도 힘을 보탰다. 이를 통해 대체품 마련과 동시에 수입 대체 효과까지 거뒀다. 이번에 실용화된 버싱 모듈은 기존 프랑스 제품과 같은 인터페이스를 쓰지만, 성능은 더욱 뛰어나다.
'필드 프로그래머블 게이트 어레이(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와 위상동기회로(PLL)를 활용, 신호 주파수를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생성할 수 있게 했다.
또 신호 증폭 효율을 높여 전력 효율을 40% 높이는 동시에 발열도 상당 부분 낮췄다. 수신 역시 기존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로 바꿨다.
철도연은 이 기술이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 우수연구개발혁신제품으로 지정될 만큼 큰 인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품에 일부 변용을 가하면 다른 지역 도시철도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김정태 철도연 스마트전기신호본부 책임연구원은 “철도 운영기관인 대구도시철도공사, 철도신호 분야 제조업체 혁신전공사와 힘을 합쳐 철도 운영에 당면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고, 기업 기술 발전에도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철도 분야 기술개발과 애로사항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