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LG화학이 제네럴모터스(GM) 전기차 '쉐보레 볼트EV' 리콜과 관련해 3256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다.
LG전자와 LG화학은 10일 각각 2분기 실적 정정공시를 통해 리콜 비용 충당금을 반영했다. 충당금은 LG전자가 2346억원, LG화학이 910억원으로 총 3256억원이다.
이에 따라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1조1127억원에서 8781억원으로, LG화학은 2조2308억원에서 2조1398억원으로 정정됐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사상 처음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었지만,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이익이 1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충당금은 GM의 전기차 볼트 EV 리콜에 대비한 것이다. 아직 정확한 리콜 규모와 비용, 각사별 분담비율 등이 정해지지 않아 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LG 쪽의 분담비율이 늘어날 경우 설정한 충당금보다 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
이날 공시에서도 LG전자는 “향후 진행되는 리콜 경과에 따라 일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G화학 역시 “당사 종속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 리콜 조치와 관련해 회계기준에 의거 예상 비용을 2분기에 반영했다”면서 “현재 고객사 및 모듈 제조사와 리콜 원인을 분석 중에 있으며 향후 진행되는 리콜경과 및 원인규명 결과에 따라 충당금 규모는 변동 가능성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GM은 지난 6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볼트 EV 리콜 비용 충당금으로 8억 달러(약 9200억원)를 반영했다.
GM은 지난해부터 볼트 EV 차량에서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리콜 조치를 취했다. 첫 리콜에서 소프트웨어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했는데, 이후에도 화재가 이어지자 GM은 2017∼2019년 생산한 차량 일부를 대상으로 재차 리콜을 시행하기로 했다. 볼트 EV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했는데, 일부 배터리 모듈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GM 측은 “배터리에서 두 가지 제조상의 드문 결함을 확인했다”면서 “결함이 있는 배터리 모듈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콜 대상은 2017∼2019년 생산한 6만8600여대 중 일부로, 리콜을 통해 차량의 배터리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배터리 모듈을 교체한다.
LG화학의 전기차 리콜로 인한 충당금 설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화학은 지난 3월 현대차가 연이은 화재로 논란이 된 코나 전기차(EV) 등에 대한 배터리 전량 교체를 결정하면서 비용 1조4000억원을 나눠 부담했다 당시 비용 분담율은 현대차 40%·LG화학 60% 수준이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