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해외보다 생산 효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해야 하지만 해외에서 효율적으로 수입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최근 수소위원회가 발간한 '수소 인사이트 보고서 2021'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수소 1㎏당 생산비용은 2.5달러 이상으로 생산에 비효율적 국가로 분류됐다. 반면에 칠레,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생산효율 내림차순)는 2달러 이하로 생산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그레이수소',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저장·포집하는 '블루수소', 생산에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그린수소'로 나뉜다. 수소경제로 전환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에 있어서도 그린수소 비중을 키워야 한다.
국내에선 제주도가 그린수소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용하고 남은 풍력 전기를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두산중공업은 제주에너지공사가 보유한 풍력단지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그린수소를 활용한 이동형 수소충전소를 국내 최초로 제주도에 구축해 충전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약 95%에 달하지만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에너지 자립도를 일부 높이겠다는 전략적 조치의 일환이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내는 수전해 기술도 개발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단은 지난 6월 최대 84%(HHV 기준) 효율로 시간당 2Nm3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10㎾급 알칼라인 수전해 스택'을 개발했다. 그린수소 생산 핵심 기술로 적층 수를 늘려 100㎾급까지 확장이 가능한 형태다.
그러나 수소 생산 기술력 제고에도 지리적 특성상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소를 국내에서 전량 생산하는 건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와 여건이 비슷한 일본이 수소에너지 수입 관련 연구를 지속해 온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김세훈 현대차그룹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부사장)도 여러 차례 세미나를 통해 “호주, 사우디, 칠레 등은 땅값도 싸고 신재생에너지를 위한 태양, 바람 등 조건이 한국보다 더 좋다”면서 “수입해 들여온 액체수소, 암모니아, 화학유기물 등을 재가공해 쓰는 데까지 드는 총 비용이 국내에서 생산할 때보다 더 저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수소산업을 육성한 일본은 자국 내 그린수소 생산뿐 아니라 2030년까지 해외로부터 수소를 대량 수입하는 구제 수소 공급망 구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에너지 안보 차원 국내 생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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