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클라우드 게이밍 공세를 강화한다. MS 진영 대표작과 기대작으로 라인업을 확충한다. 게임의 미래라고 불리는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다만 클라우드 게이밍 생태계 구축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콘솔 엑스박스 시리즈엑스(XSX) 보급이 지연되고 있어 클라우드 게이밍 본격 개화는 시장과 MS의 기대보다 느려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MS가 3분기 이후 엑스박스 게임패스 라인업에 대형 게임과 간판급 게임을 업데이트한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4', '포르자 호라이즌', 헤일로 인피니티'처럼 MS 진영을 대표하는 게임과 '백 포블러드', '스타필드', '휴먼 카인드', '레드폴' 같은 기대작을 포함한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월 구독료를 내고 게임패스 라인업을 무제한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지원되는 얼티밋 서비스는 월 1만6700원이다. 윈도우PC, 휴대폰과 태블릿에서 다양한 콘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패스에 추가되는 게임이 보통 출시된지 2~3년 빠르면 6개월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신작들이 대거 추가된다는 점에서 MS의 전략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MS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닌텐도 스위치(NSW)와 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클라우드 게이밍을 돌파구로 선택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퍼스트파티 게임을 적극 게임패스로 흡수하며 라인업을 확충한다. 현재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본진인 미국을 비롯해 영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미국 수준으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제공한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게이밍 중 유일하게 유의미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MS가 반도체 부족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클라우드 게이밍 개화와 확산은 늦춰질 전망이다.
XSX는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난항을 겪고 있다. MS는 TSMC 7nm 공정에서 4만장 가량을 할당받는데 이 물량으로 XSX와 엑스박스시리즈S를 만든다. 물량도 PS 배정물량 절반 수준인데 하위기기기인 XSS까지 같이 생산하며 부족이 심화됐다. MS는 올해 초 3분기에 부족현상이 호전될 것으로 관측했지만 현재 TSMC 7nm 생산량이 타이트한 상황이어서 공급이 근 시간 내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XSX는 클라우드 게이밍 근간인 게임패스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버 블레이드(고밀도서버)에 배치된다. MS 클라우드 게이밍은 배치된 XSX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불러와 원격 플레이하는 방식이다. XSX가 얼마나 배치돼있느냐 따라 지연시간이 결정된다. 클라우드 게이밍 고도화를 위해서는 한정된 칩으로 생산한 기기를 소비자 시장 말고도 서버에 투입해야한다.
공급 부진은 게임패스 확산도 늦춘다. 게임패스 핵심 작품은 콘솔 전용이 많다. 콘솔이 공급되야 게임패스를 원활히 즐길 수 있고 클라우드 게이밍 접근성도 높아진다.
국내는 전세대 엑스박스가 붕괴해 도입물량을 보수적으로 예상한데다가 물량 부족이 겹치며 제대로 된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정가에 사서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되팔렘'이 성행하며 60만원 가량 XSX이 100만원에 판매될 정도다. SKT가 취급하는 XSX, XSS와 게임패스를 함께 제공하는 올 엑세스 상품은 홈페이지에서 표기도 안하다가 최근 매진으로 표시할 만큼 사실상 없는 상품이다.
콘솔 유통 소매점 관계자는 “콘솔 판매량과 게임패스 가입자가 완전 비례는 아니지만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독점 최신게임이 게임패스로 나왔을 때 콘솔 생산량이 저조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게임패스까지 가입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