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방탄소년단(BTS)과 DC코믹스 등 외부 지식재산권(IP)을 웹툰이나 웹소설로 제작하는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펼친다. 1등 플랫폼의 강점을 앞세워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의 '초격차'를 선언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웹툰은 세계 시장에서 1위 사업자 자리를 굳혔다”면서 “다른 분야의 1위 사업자와 많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외부 IP를 웹툰이나 웹소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하는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슈퍼캐스팅의 첫 번째 협업 파트너는 하이브(HYBE)와 DC코믹스다. 네이버웹툰은 앞으로 BTS를 비롯해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와 협업한 오리지널 스토리로 웹툰이나 웹소설을 만든다. DC코믹스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오리지널 웹툰도 제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1등 플랫폼만이 슈퍼 IP를 캐스팅할 수 있다”면서 “하이브와 DC 코믹스 외에도 글로벌 넘버원 IP와의 협업이 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창작자 수익 모델인 페이지수익공유(PPS; 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통한 창작자 수익 규모를 공개했다. PPS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 작가가 올린 최대 수익은 지난 12개월 기준 약 124억원이었다. 전체 작가군의 12개월 평균 수익은 약 2억8000만원, 최근 12개월 이내 네이버 플랫폼에서 연재를 시작한 작가의 연간 환산 수익 평균은 1억5000만원이었다. PPS 프로그램 전체 규모는 12개월 동안 약 1조700억원에 달했다. 네이버웹툰은 IP 확보와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제작, 추천 서비스, 광고, 결제, 보안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신업진흥원(NIPA)은 지난 2019년에 2022년 글로벌 디지털 만화 시장 규모가 13억45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웹툰이 독자 실적으로만 약 1년 먼저 예상치에 근접한 것이다. 김 대표는 “웹툰이라는 비즈니스가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시장 주류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빠른 시간에 1조원 규모를 돌파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웹소설-웹툰-영상화로 이어지는 IP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창작자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이날 웹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카카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카카오는 최근 글로벌 전역에서 '카카오웹툰'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1위 사업자 픽코마를 앞세워 네이버 라인망가와의 매출 격차를 두 배로 벌리는 등 앞서 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두 회사의 지역별 사업 성과를 비교하는 그래프를 소개하며 한국기업이 세계 웹툰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지역에서 두 업체가 전체 시장 점유율 50%를 넘겼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처럼 (한국 기업끼리) 경쟁이 치열해진 경우도 있다”면서 “경쟁을 건전하게 하면서 더 빠르게 시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시장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