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의료기기 기업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이를 시장 확장 활용에 성공하고 있을까. 기술 중심의 의료 비즈니스 전문가에게 데이터는 전부인 셈이다. 디바이스 분석 시간을 4초에서 1초 더 단축하는 것은 개발자에게 매우 중요한 기능이 된다.
과거에는 데이터 포인트를 통해 의료기기 기업을 차별화하고 경쟁자보다 앞선 리더가 될 수도 있었다. 2021년에는 혁신 주기가 더욱 빨라졌고, 기술은 거의 매일 출시 및 개선되고 있다.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기업 데이터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통찰력만으로는 시장 가치를 충분히 전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만약 숲속의 나무가 쓰러졌는데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소리는 정말로 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것은 '아무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시장에 제대로 제시되지 않은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료 영상 회사는 이런 원초적 고민을 해봐야 한다.
데이터 포인트를 업계 전반의 '무브먼트' 관점에서 해석, 전환 및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 해석은 마켓 포지셔닝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나무를 비유로 든다면 넘어진 나무와 걸어가는 사람 간 거리를 좁혀서 들을 수 있게 하는 스텝이다. 마찬가지로 데이터를 적절히 표시하면 의료 영상 장치와 업계의 잠재 고객 간 거리가 가까워진다.
의료기기 업체 홀로직(Hologic)을 예로 들어보자. 이 기업은 최근 검체 채취부터 디지털 진단까지 최초의 CE 마크 종합 자궁경부암 검사 포트폴리오를 출시했다. 첨단기술 선별 과정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인 인공지능(AI)에 의해 구동되는 의료 영상이 특징이다. 홀로직은 차별화를 위해 핵심 산업의 데이터 포인트로 현실 이슈에 대응해서 기술이 필요한 이유를 명확히 보였다.
홀로직이 지니어스(Genius) 디지털 진단 시스템 출시 몇 달 후 매니저인 에이드리언 스미스가 메드테크 이노베이션 뉴스에 기고 작가로 등장했다. 스미스는 독자들에게 '영국의 한 지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업무 때문에 60만건의 자궁경부검진 진료와 98만6000건의 유방조영술이 누락됐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스미스는 이 데이터를 통해 업계의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1만700명의 여성이 진단되지 않은 유방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명백한 통계 수치는 더 빠른 진단 프로세스에 대한 명확한 수요를 창출했다. 스미스는 이어서 AI가 어떻게 스크리닝과 진단 시간을 빠르게 개선해서 생명을 위협하는 백로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교육했다. 이 사례는 산업 데이터와 기업 데이터 간의 점을 연결해서 주목해야 할 통계 기반의 성공 전략을 보여 줬다. 단순히 지니어스 시스템의 속도 홍보에 그치지 않고 AI 기반의 의료 영상이 필요한 이유를 실제적이고 감성적인 사례를 통해 강조한 것이다.
홀로직은 산업별 자산 창출 외에도 산업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홀로직은 지니어스 시스템을 출시하기 전에 글로벌 분석 자문사인 갤럽과 함께 전 세계 여성들의 건강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이들은 이 데이터 포인트를 활용해 회사를 글로벌 여성 건강 챔피언으로 포지셔닝하고 올가을에는 최초로 글로벌 여성 건강 지수를 발표할 계획이다.
홀로직은 하나의 의료기기 업체로 출발했지만 오늘날 여성을 위한 진단 시스템을 글로벌 규모로 개선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산업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서 성공적인 브랜딩 파워를 확보했다.
실제 가치를 상황별로 파악하고 전달, 수치적 통찰력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를 식별하고 기술이 충족되지 않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틈새를 찾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데이터 포인트를 넘어 시장 침투 기반을 마련할 잠재력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임수지 보스턴 BDMT Global 매니징 파트너 겸 에머슨대학 마케팅학과 교수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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