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식스(II-VI)가 제너럴일렉트릭(GE) 특허를 활용한 실리콘카바이드(SiC) 제품으로 차량용 반도체·모듈 시장을 공략한다. 항공 분야에서 입증된 안정성을 앞세워 전기차용 충전기와 모터 등 SiC 전력 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SiC 반도체와 모듈 생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예고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투식스는 세계 광모듈 시장 1위, SiC 웨이퍼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광모듈 및 화합물반도체 기업이다.
투식스코리아는 18일 'SiC 모스펫 세미나'를 열고 GE와 협업하는 SiC 반도체·모듈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김성준 투식스 SiC 사업 부사장은 “30여년간 SiC 기술력을 쌓아온 GE와 협력해 SiC 모스펫 기반 반도체와 모듈을 공동 개발, 양산할 계획”이라며 “항공 분야에 집중했던 GE와 투식스 경쟁력을 자동차 시장에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SiC는 실리콘 반도체 대비 강도는 10배, 열전도율은 3배 이상 높은 반도체 소재다. 고전압과 고열에 잘 견뎌 차세대 전력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GE는 1991년 업계 최초로 SiC 기반 자외선 광다이오드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후 지속적으로 항공기 등에 적용하고 있다. 2015년 200도 이상에 견딜 수 있는 SiC 반도체로 '자동차기기 신뢰성 인증(AEC-Q101)'을 획득한 바 있다.
투식스는 지난해 GE와 SiC 관련 대규모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GE 내부에서만 활용했던 특허 기술을 투식스와 공유하며 항공기 외 자동차,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SiC 전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을 집중 겨냥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GE 특허 기술로 SiC 전력 반도체와 모듈을 공동 개발하고 투식스가 양산하는 체계를 확립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내부에 탑재하는 온보드차저(OBC)와 모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SiC 전력 반도체와 모듈 공급이 목표다. 주력 제품은 1200V와 1700V급 SiC 반도체다. 투식스는 향후 2500V급 차세대 SiC 반도체도 GE와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또 양사는 신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공동 마케팅도 전개한다.
투식스는 SiC 대규모 투자도 예고했다. 지난 10일 투식스는 향후 10년간 SiC에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5년 안에 SiC 웨이퍼 생산능력을 6~7배 끌어올릴 계획이다. 생산량 확대로 SiC 제품 가격을 안정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영태 투식스코리아 지사장은 “국내에도 자동차용 SiC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인력 확보와 인프라 확대를 검토 중”이라며 “국내 SiC 수요도 적지 않은만큼 고객과 다양한 협력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