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가 지난달 '대전환시기의 국방우주력'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들의 온라인 발표 및 토의로 진행됐다.
미래 전쟁에서는 전쟁 영역이 기존의 물리적인 지·해·공의 공간뿐만 아니라 우주·사이버 전장으로의 확대가 예측되고 있다. 전투 수단 역시 기존 유인 무기체계에서 무인·인공지능(AI)화한 첨단 기술 활용 무기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래 전장에서 중요한 감시·정찰·통신·정보통합을 위한 인공위성 활용이 미래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능동적 공세'(Active offensive)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3차 우주경쟁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로는 미국과 중국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은 1950년대 옛 소련과 벌였던 1차 우주경쟁에서부터 1970년대에 들어와 화성 탐사, 우주정거장, 우주왕복선과 같은 본격적인 2차 우주 패권 경쟁 이후 2000년대 우주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다.
최근 우주력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은 2000년대 이후 중국국가항천국(CNSA) 중심으로 연간 88억달러의 우주 예산을 투입했다. 유인 우주선, 달·화성 탐사, 우주정거장 분야에서 미국과 경쟁하는 등 3차 우주 패권 경쟁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중국은 인공위성, 발사체, 대위성무기와 같이 주요 우주력에 필요한 연구개발(R&D)을 국가 주도로 진행하며 미국의 우주 패권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최근 세계 각국은 '우주군 창설' '초소형 위성' 등 두 가지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우주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러시아가 1990년대 초기에 우주군을 공군에서 독립시켰다.
2016년 중국에서 우주·사이버·전자전 분야를 통합한 전담 전략지원군을, 2019년 미 공군성 예하에 독립된 우주군을 창설하는 등, 우주 선진국에서는 고도화된 우주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특화된 우주군을 창설하였다.
프랑스(항공우주군), 영국(공군 우주작전센터), 일본(항공우주자위대)도 공군력 기반으로 우주작전 수행 전담 조직을 운영하는 등 우주군 창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주 분야에 대한 전문성 등을 고려해 공군 중심으로 단계적인 우주작전 수행 능력을 기른 후 국방부와 합참 차원의 통제조직으로 발전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주 경쟁의 대전환 시기를 맞아 국제적으로 우주력 증강의 필요성과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중 양국 간 무역 및 군사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국가 안보를 위해 우주력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나라는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위성 및 발사체 중심 우주개발을 진행했다. 1992년 이후 인공위성 24기를 발사하고 15기를 운용하고 있다. 2022년까지 총 6대를 추가 발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방 안보 분야에 대한 우주력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편이다. 현재는 공군 산하 항공우주전투발전단과 작전사령부 중심으로 우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독립된 우주군을 창설하기에는 관련 전략 및 기술 확보가 미흡한 상황이다. 초소형 위성 사업의 경우 2019년에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의 '초소형 SAR 위성군 설계' 개발과 2022년에 짧은 재방문 주기를 갖는 초·소형 위성체계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우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주 영역 인식 △정보 지원 △전력투사 △대우주작전 네 분야에서 핵심 역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관련 기술이 다소 미흡한 상태이며, 체계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우리 우주력이 선진국 대열에 오르려면 국가 및 국방 우주력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우주 이익과 우주 안보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학·연·정·군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내 우주력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형희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장 hhcho@yonsei.ac.kr
<[우주작전에 요구되는 우주 역량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