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특화망' 도입을 추진한다. 전력 네트워크의 디지털전환을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전소, 발전소, 물류센터, 스마트시티 등 통신망을 기존 저속·유선망을 5G 특화망으로 대체해 디지털 기반 혁신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전력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이 중요해진 한전 사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5G 특화망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은 제기됐지만 밑그림이 자세하게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분야 5G 특화망 첫 도입으로, 세계 시장에 선보일 5G 융합 서비스 활성화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한전이 차세대 자가 무선통신망 중기전략에 따라 이를 골자로 '5G 무선망 활용계획(가안)'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국민 생활 필수재인 전력을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전력 공급·판매·경영 등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의 디지털전환을 위해 5G 특화망 도입을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G 특화망 정책을 통해 4.7㎓ 대역과 28㎓ 대역 5G 주파수를 자가망으로 활용하면 전파사용료만 부과하는 등 싸게 공급하기로 한 결정이 핵심 배경이 됐다.
한전은 △공공분야 정부 5G 특화망 참여 △ 5G 혁신 생태계 구축 △5G 기반 콘텐츠 발굴을 목표로 추진한다. 4.7㎓ 대역과 28㎓ 대역을 활용해 기존 100Gbps급 유선망과 저속 무선통신망을 대체, 여러 사업 분야에 5G 인프라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주요 활용 방안으로 5G 기반의 스마트워크 플레이스(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해 이르면 올해 안에 시범 운영한다. 877개 변전소와 사옥 244개, 발전소 등을 연결하는 유선망을 5G망으로 대체하는 등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망 구축 방안을 검토한다. 출입 시스템, 에너지관리 등에 유선망 대신 5G를 적용해 효율을 높인다.
신재생발전 관련 5G를 적용한 유무선 통합 감시 인프라 구축 방안도 검토한다. 유선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풍력발전기 등 설비에 5G 초고화질 기반의 실시간 감시·관리 시스템도 도입할 수 있다. 5G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로봇을 변전소 및 전력구 무인 점검에도 활용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한전은 현재 설립되고 있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를 5G 스마트캠퍼스로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5G 초저지연·초대용량 성능을 응용해 홀로그램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접목한 비대면 수업 등 혁신적 연구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종 전력 기자재 등을 보완·운송하는 물류센터와 공사 현장 등 사물인터넷(IoT) 인프라에 5G를 접목하는 한편 지능형 영상분석 솔루션을 적용, 각종 전력 설비 관리를 효율화한다. 5G 기반의 발전소 무선 인프라를 구축해 작업과 설비점검 결과 등을 실시간 전송해서 안전과 효율을 강화하고, 교육에도 5G망을 활용해 VR·AR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궁극적으로 한전이 구상하는 전력 전송, 에너지 효율화 등 스마트시티 서비스 전반에 5G 기술을 도입한다.
한전 5G 특화망 도입이 확정될 경우 공공분야는 물론 전국 단위의 대규모 사업장에 5G 인프라를 적용, 디지털 혁신을 앞당기는 글로벌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 관계자는 23일 “과기정통부와의 전파사용료 협의 등을 거쳐 사업 타당성을 최종 검토한 후 주파수 공급을 시작하는 오는 11월 5G 특화망 추진 여부와 로드맵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