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차전지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 원료(천연 흑연)의 해외 수급처를 확보하고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에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스코케미칼에 천연 흑연을 납품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양극재 원료까지 직접 구매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음극재 원료인 천연 흑연의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천연 흑연 원산지인 아프리카 여러 국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25일 “아프리카 대륙 탄자니아에서 생산되는 천연 흑연을 포스코그룹 수요에 맞춰 공급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에서 확보한 천연 흑연을 포스코케미칼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 생산능력을 연 4만4000톤에서 2030년 26만톤으로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되는 제품은 천연 흑연 15만톤, 인조 흑연 10만톤, 실리콘 흑연 1만톤 등이다. 천연 흑연계 음극재 생산능력은 2022년 7만4000톤으로 최우선 확대한다는 목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천연 흑연을 포스코케미칼에 납품해서 수익을 내고, 포스코케미칼은 공급처 다변화로 수급 안정성을 높이게 된다. 그동안 포스코케미칼은 천연 흑연을 중국 등에서 집중 수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천연 흑연은 수입이나 아웃소싱(제3자 위탁처리) 등 다방면의 루트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면서 “공급처는 영업 비밀과 직결돼 어떤 방식으로 공급받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기준 천연 흑연과 니켈·코발트·망간 등 음극재·양극재 원료 수입에 5537억원을 지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양극재 원료도 직접 구매해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주원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포스코그룹 차원의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강화 전략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음극재·양극재 원료)→포스코케미칼(음극재·양극재 제조·생산)'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자재 공급 안정화와 이차전지 소재 공급 확대에 대응하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친환경 소재 분야 대표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 아래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3년 새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 라인 신·증설 등에 1조419억원을 투입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양·음극재 매출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