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후즈팬' 사태, 종결 아닌 시작

구글이 지난달 초 저작권 위배 진위 확인 없이 강제 삭제한 국내 K-팝 팬덤 애플리케이션(앱) '후즈팬'을 1개월여 만에 다시 복구했다. 앱 운영사의 적극 해명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그러나 해당 앱 운영사가 받은 피해까지 완벽하게 복구된 것은 아니다. 회원을 신규 앱으로 이전하는 상황에서 구버전 앱이 복구된 상황이다. 앱 운영 방향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하고, 회원의 혼란도 피할 수 없다. 물론 그 기간에 일어난 유무형 피해에 대한 보상도 요원해 보인다.

구글 측은 미국 저작권법과 회사 규정 등에 따라 '노티스 앤드 테이크다운'(요청 뒤 삭제) 방식으로 처리했다는 입장이지만 앱 운영사 입장에서는 생사의 기로에 선 경험을 한 것이다. 2016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늘 것이다. 힘의 불균형에서 오는 불공정 사례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기업은 플랫폼 기업이다. 온·오프라인 모두 해당된다. 플랫폼 비즈니스 특성상 불공정한 경쟁이 벌어질 여지가 크다. 기존의 비즈니스 관행이나 법 테두리 안에서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것들이다. 하나하나 새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인앱 결제 강제를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의미가 크다. 독점적 앱 시장에 제동을 건 세계 첫 사례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앱마켓 반독점 규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례는 구글 등 특정 업체를 겨냥한 입법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구조에 대한 앞선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후즈팬'과 관련해서도 방송통신위원회가 후속 대응을 계속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사건이 해결됐다고 해서 단순 모니터링이나 검토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재발 방지나 빠른 피해 구제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필요하면 관련 입법까지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