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수소기업협의체)'에서 더욱 빠른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8일 열린 창립총회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원활한 추진을 위해 펀드 조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총회에서 사업소개와 인사말에 그친 다른 총수와 달리 최 회장은 세부 실행안을 제안했다. 수소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수소기업협의체 주도로 해외사업과 수소인프라 투자를 추진해서 한국형 수소 사업을 육성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최 회장은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협의체 기업이 수소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금융회사가 자금을 제공해 대규모 해외사업 및 수소 인프라 투자 등을 추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사업 안정성을 위해 통합 생산·유통·공급 밸류체인을 운영하기로 했다. 운송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수소차량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생산설비 투자가 지체되는 국내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밸류체인 통합을 통해 국내 수소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다.
총회 직후 회원사 사업총괄 등이 주도한 분과위원회에서 세부 실행방안을 협의했다. 저비용 그린수소(수전해) 생산기술 개발부터 수소 저장 활용기술, 안정적 수요처 발굴과 건물·가정용 연료전지 기술 개발 등의 내용을 논의했다. 수소기업협의체는 △수소생산용 천연가스 제세공과금 인하 △전력구매계약(PPA) 지원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기요금 체계 △유럽연합(EU) 추진의 '그린 수소 인증제도'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청정수소 인증제도' 등 다양한 제도 개선방안도 마련,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