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승용 수소전기차 시장 진출 시점을 2028년으로 잡았다. 송호성 기아 대표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서 기자와 만나 “기아의 수소모빌리티 전략은 우선 군용 시장에 집중한 뒤 오는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승용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9일 “2028년부터 출시하는 기아 수소전기차는 다목적차량이 중심될 것”이라면서 “2028년부터 매년 1개 차종의 새로운 수소전기차를 내놓겠다”며 세부 라인업도 공개했다.
기아는 현대차그룹의 현대차나 제네시스와 달리 그동안 시제품 수소전기차는 물론 라인업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기아는 군용 시장을 우선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군용 수소전기차량은 물론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비상 발전기나 발전 차량까지 포함한다. 이후 승용차 라인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군에 납품하는 지휘차(모하비)와 2.5톤, 5톤 트럭을 수소전기차 기반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디젤발전기나 일차전지(1회용)·이차전지(충전용) 등 기존 전력공급원을 수소연료 전기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도 공략 대상이다.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면 야전 현장에서 에너지 생산이 즉각 가능해 기존의 디젤발전기나 일차·이차 전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장점이 많다. 송 대표는 “우선 군용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라면서 “수소시스템은 군용 분야에서 이동뿐만 아니라 발전까지 적용할 영역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수소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시스템과 달리 소음과 매연이 없어 적에 노출될 위험이 적다. 전기차보다 충전 속도가 빨라 야전 환경에서 신속한 기동이 가능하다. 야전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젤엔진 기반의 비상 발전기에도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면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기아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지휘 차량 등을 시작으로 첨단 무기를 탑재한 군용차로 사업 범위를 넓혀 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의 수소 모빌리티 전략은 아직 디젤 기반 시스템이 대부분인 군용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강점으로 예상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