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은 본질적으로 구독 서비스다. 이통 가입자는 월 요금을 지불하고, 데이터·음성 통화량을 제공받는다.
이통사는 '구독경제'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멤버십 할인과 콘텐츠 등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이통 서비스와 결합·판매했다.
이통사는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구독 서비스 가능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비대면 경제가 도래하면서 상품과 재화가 통신망,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활용해 전달되기 시작했다.
ICT 인프라를 이용해 이용자와 서비스 공급기업을 연결하는 'ICT 플랫폼' 특성을 십분 활용해 고객가치를 높이고, 가입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구독경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통사 초기 구독서비스에서는 차별화 전략이 드러난다.
◇SK텔레콤 구독경제 전문기업으로 변신
구독경제 '원조'를 표방하는 SK텔레콤은 디지털콘텐츠와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공한 구독형 서비스를 'T우주'라는 단일 브랜드로 결합, 구독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을 선언했다.
T우주는 아마존과 11번가, 이마트 등 온·오프라인 쇼핑과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등 음료, 구글 원, 웨이브, 플로, 엑스박스 게임패스 등 디지털콘텐츠 할인을 이동통신 서비스와 연계해 월 최대 4900원 또는 9900원에 제공한다.
SK텔레콤은 T우주 서비스를 통한 신규 서비스 출시를 넘어 조직 체질 자체를 구독서비스에 적합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모바일, 구독형상품, 혼합현실(MR)서비스,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메시징, 인증, 스마트팩토리 등 핵심사업 컴퍼니(CO) 체제로 조직을 재편했다. 구독형 상품 컴퍼니는 'AI가 기반이 되는 구독마케팅 컴퍼니로 탈바꿈'이라는 스페셜 미션을 받고 SK텔레콤만의 구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은 2023년까지 구독 가입자 2000만명, 매출 6000억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KT, 디지털콘텐츠·오프라인 결합
KT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클라우드게임, 음악스트리밍 등 디지털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가입자 수요를 읽어낸 특별한 상품을 발굴, 구독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전략이다.
KT는 '시즌(Seezn)'과 할리스커피와 협업을 통해 월 9900원에 동영상 콘텐츠와 음료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구독 상품을 제공한다.
KT는 5G 초이스 요금제 '바디프랜드 초이스'를 8월 출시했다. 이용자는 매월 1만1500원 안마의자 렌탈료를 할인받아, 최저 월 9500~3만원에 안마의자를 이용 가능하다. KT는 바디프랜드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안마의자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가격 부담으로 인해 구매하지 못했던 고객 수요를 통신상품과 결합해 충족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외에도 KT는 시즌 믹스, 지니뮤직, 블라이스(웹소설), 게임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게 요금제를 구성한다. 회사가 보유한 디지털콘텐츠 서비스 경쟁력을 통신과 결합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 분야별 선도기업과 제휴
LG유플러스는 분야별 선도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영역의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 고객 만족도를 높이며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50대50' 전략으로, LG유플러스는 플랫폼과 가입자 기반을 제공하고, 50은 외부 1위 기업 서비스를 발굴해 채우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가 신설한 멤버십 '구독콕'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대 온라인쇼핑 플랫폼 네이버가 제공하는 '네이버플러스'와 10만권의 도서 콘텐츠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월정액을 무상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고객은 쿠팡이츠, GS25, 파리바게뜨, 이니스프리, 뚜레쥬르 등 다양한 업종의 여덟 가지 할인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해 매월 무료로 구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외에도 2018년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2019년 엔비디아와 제휴한 지포스나우 클라우드 게임을 국내 이통사중 가장 먼저 출시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등 고객이 원하는 1위 사업자와 제휴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내실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