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엔지니어링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생산 수율을 개선할 수 있는 검사 장비를 개발했다. 마이크로 LED칩을 패널에 옮기는 작업(전사) 이전에 불량 칩을 선별해서 불량 화소 발생을 사전 차단할 수 있는 장비다. 마이크로 LED의 불량 화소 수리(리페어) 공정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양산의 어려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탑엔지니어링은 새로운 마이크로 LED 칩 계측·검사 기술을 적용한 테스트 장비 'TNCEL-W'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장비는 기존 LED 칩 검사 장비의 한계를 극복한 장비로, 50마이크로미터(㎛) 이하 마이크로 LED 칩을 웨이퍼 공정 단계에서 대량 검사할 수 있다. 마이크로 LED 칩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 전기·광학식 측정 방식을 모두 적용한 검사 장비는 탑엔지니어링이 처음이다. 방규용 탑엔지니어링 상무는 “국내외 고객사와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올해 말부터 시장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자발광 소자로, 높은 명암비와 밝기를 자랑한다. 수명이 길고 동작 안정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전력 소모도 낮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미세한 마이크로 LED칩을 웨이퍼에서 디스플레이 패널(백플레인)로 안정적으로 전사하는 작업은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일부 업체가 마이크로 LED 제품 양산에 나섰지만 칩 전사 및 접합 공정의 어려움 때문에 수율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LED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작용하는 걸림돌은 불량 칩이다. 불량 칩이 제대로 선별되지 않고 디스플레이 패널에 전사되면 불량 화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조사는 불량 화소 수리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쏟게 된다. 이는 마이크로 LED 양산 지연을 야기한다. 8K TV의 경우 약 9900만개의 마이크로 LED 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불량률이 0.5%만 돼도 52만개의 불량 칩에 대한 수리가 필요하다. 52만개 불량 칩 수리에는 최대 144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탑엔지니어링이 개발한 TNCEL-W는 마이크로 LED 칩이 패널에 전사되기 전에 미리 불량 칩을 파악할 수 있다. 기존 LED 칩 검사에서 사용한 전기·광학적 계측 방식을 모두 적용하면서도 칩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 검사, 마이크로 LED 칩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검사 속도도 대폭 개선했다.
탑엔지니어링은 장비의 검사 성능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4인치 웨이퍼 검사에 더해 6인치 웨이퍼까지 검사 가능한 장비를 개발한다. 마이크로 LED의 대량 양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검사 범위 확대는 내년 3분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방 상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 불량 유형 분석과 공정 시간 단축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전사 후) 패널에서 마이크로 LED 칩을 검사하는 기술 로드맵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