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정감사]아동 성착취물 4년간 4배 급증…"불관용 원칙 적용해야"

n번방 사건의 여파가 무색하게 여전히 아동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착취와 불법촬영물 범죄가 지속되고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사이버성폭력 발생·검거 건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성영상물 1366건, 아동 성착취물 2623건, 불법 촬영물 842건 등 4831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동 성착취물이 2017년 603건에서 지난해 2623건으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검거율은 불법 성영상물 72%, 아동성착취물 91%, 불법 촬영물 81%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 검거율은 84%다. 사이버성폭력은 이런 영상과 사진 등을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포하는 범죄를 말한다. 불법 성영상물은 2018년 정점을 찍고 감소했으나 아동 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 유포 범죄는 늘어나는 추세다.

불법 성영상물은 2017년 2043건, 2018년 2661건, 2019년 1769건, 2020년 1366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아동 성착취물의 경우 603건, 1172건, 756건, 262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사이버성폭력 발생건수에서 아동성착취물이 불법 성영상물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올해 1~7월 통계를 보면 아동성착취물 690건, 불법 성영상물 462건으로 아동 성착취물 유포 범죄 발생 건수가 더 많았다. 불법 촬영물의 경우 2019년부터 통계에 포함됐다. 2019년 165건에서 지난해 842건으로 급증했다. 1~7월에는 311건 발생했다.

아동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방송에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A 육아예능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부모의 잦은 다툼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가슴을 긁는 아동의 사연을 방영했는데, 당일 해당 영상은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다음의 메인 썸네일에 성적 묘사를 한 제목으로 아동의 얼굴과 함께 노출됐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포털 사이트 화면에 콘텐츠가 게시되고 수 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사이버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은 대폭 강화됐다.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수입·수출할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최저 형량이 징역 5년 이상이다. 아동 성착취물을 구입·소지·시청하기만 해도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 불법 촬영물을 제작, 유포하는 행위는 7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시청하거나 소지할 경우 최저 형량은 징역 3년 이상이다.

허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유포 범죄가 급증해 대책 마련이 시급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