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반떼 N라인'은 데일리카로 부족함이 없었다. 서킷 주행에 최적화된 아반떼 N 성능에는 못 미치지만 일반 도로를 달리는데 충분한 성능을 뽐냈다.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1열뿐 아니라 2열 무릎공간까지 넓어져 운전자뿐 아니라 다른 동승자들 편의성도 향상됐다.
아반떼는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현대차 장수 모델이다. 현대차는 지난 1990년 '엘란트라' 출시했고, 1995년 2세대 모델을 내놓으면서 '아반떼'로 이름을 변경했다.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을 연 차종으로 지난 2014년 국산차 최초로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2000년 3세대 아반떼 XD, 2006년 4세대 아반떼(HD), 2010년 5세대 아반떼(MD), 2015년 6세대 아반떼(AD), 2020년 7세대 아반떼(CN7)로 완전변경을 거쳤다. 현대차는 지난해 하이브리드 모델과 준고성능 모델 'N라인'을 추가했고, 올해 고성능 모델 'N'을 내놨다.
시승한 아반떼 N라인은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의 풀옵션 차량이다. N라인은 N모델과 함께 현대차 고성능 서브브랜드 '현대 N'을 구성한다. 파워트레인 성능을 향상시켰으며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도 고성능 부품이다. 스티어링, 서스펜션 감도 등의 튜닝도 이뤄져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아반떼 N라인은 스마트스트림 1.6 터보 엔진과 7단 DCT 조합이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f·m를 발휘한다. 최고출력은 아반떼 기본 모델(123마력)보다 65.8% 높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전륜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 N 라인 전용 18인치 전면가공 알로이 휠을 기본 적용했다.
같은 크기에 파워트레인 성능이 향상되면서 주행감은 더욱 개선됐다. 아반떼 N라인은 서울 도심과 서울~양양 고속도로, 강원도 산간지방 일반도로 등 약 400㎞를 주행하는 데 만족감을 줬다.
도로를 달리며 선행차량을 추월하는 데 힘이 부치지 않는다. 반자율 주행 기능을 이용하면 정체구간에서 피로감도 줄일 수 있다. 앞차와의 간격을 계산해 가·감속을 지원하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은 물론,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등의 기능이 탑승자 안전을 확보한다.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면 주행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낮은 무게 중심으로 굼뜬 느낌이 없다. 아반떼 N라인은 주행 중 변속기 단을 낮출 경우 순간적으로 엔진 회전수를 조정해 부드럽게 변속하며 빠른 재가속을 돕는 '레브 매칭' 기능도 탑재해 매력적이었다.
복합연비는 12.8㎞/ℓ고 도심 11.5㎞/ℓ, 고속도로 14.7㎞/ℓ이다. 실제 연비는 13.8㎞/ℓ 수준이었고, 고속주행에선 16.1㎞/ℓ를 기록하기도 했다. 파워트레인 성능을 개선하면서도 엔진 밸브 열림 시간을 최적으로 제어하는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로 연비까지 향상시킨 것이다.
승차감도 공간 만족도도 높았다. 토션빔이 아닌 후륜 멀티링크 적용 때문이다. 3세대 플랫폼 적용으로 인해 실내공간도 넓어졌다. 2열 레그룸이 기존 대비 58㎜ 늘어난 964㎜에 달한다. 휠베이스 증가폭은 20㎜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큰 폭의 개선이다. 전폭도 25㎜ 증가하면서 실내공간은 옛 중형차 수준에 버금갈 정도다. 세단 특성상 트렁크 공간이 크지 않지만 2열 좌석을 접을 수 있어 긴 물건도 실을 수 있다.
내외장 디자인에도 N라인만의 특별함이 녹아있다. N라인 엠블럼이 라디에이터 그릴과 측면에 위치한다. 전면부 하단과 후면부 하단 디자인에도 차이가 있다. 차량 곳곳에 유광 블랙 포인트 컬러를 줘 매서우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실내에는 N 라인 로고가 찍힌 레드 스티치 가죽 시트가 위치한다. 디자인뿐 아니라 활용성도 높다. 일반 시트보다 코너링에서 운전자 몸이 균형을 잃지 않게 잡아줬다. 가죽 스티어링 휠, 기어 노브 등에도 N 라인 전용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메탈 소재를 페달과 발받침대에 적용해 차별화했다.
가격도 아반떼N 대비 저렴하다. 아반떼 N라인 풀옵션 가격은 2861만원이며 2220만원부터 구입이 가능하다. 아반떼N은 3272만원부터고 풀옵션은 3797만원이다.
준중형 세단을 고집하면서 서킷 주행을 즐긴다면 아반떼 N을, 날쌘 데일리카를 원한다면 아반떼 N라인을 선택하면 된다.
아반떼 N라인은 고속주행을 거의 없지만 디자인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도 좋은 선택지인 듯하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