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망 이용대가 회피로 인한 초과이윤이 웨이브와 CJ ENM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콘텐츠 제작 기업과 경쟁에서 심각한 불공정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망 이용대가 역차별이 콘텐츠 시장 불공정으로 전이되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사와 소송 가액, 다른 기업과 비교를 기준으로 추산할 때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 회피로 연간 1000억원가량 초과이윤을 확보한다”며 “웨이브와 CJ ENM 등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국내 OTT와 경쟁에서 핵심 불공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매출액 4155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3204억원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했지만 망 이용대가는 아예 지불하지 않았다. 망 이용대가를 제대로 지불했을 경우 넷플릭스는 1000억원 규모 영업적자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국내기업보다 많은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면서도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아 초과이윤에 따른 격차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0년 4분기 기준 넷플릭스는 국내 데이터 트래픽 4.81%, 네이버는 1.82%, 웨이브는 1.18%를 각각 차지했다.
망 이용대가 규모와 관련해 유일한 공식 확인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2016년 기준 망 이용대가로 734억원을 통신사에 지불했다고 한 발언이다. 네이버를 기준으로 데이터 트래픽에 비례해 망 이용대가를 추산할 경우 넷플릭스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을 회피하고 웨이브는 최소 200억~300억원 이상을 납부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넷플릭스가 회피한 1000억원은 국내 콘텐츠 제작비용으로 이전이 가능하다. 글로벌 히트작인 오징어게임 총 제작 비용은 20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오징어게임과 같은 대작 5개에 해당하는 제작비용을 통신사에서 회피한 망 이용대가로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반면에 국내시장 거래질서를 존중해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웨이브는 콘텐츠 제작 비용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프랑스와 독일은 글로벌 기업과 자국기업의 콘텐츠 자본투자 격차를 줄이기 위해 넷플릭스와 구글 등에 영화진흥기금을 부과한다. 망 이용대가를 부과하도록 하는 것은 기금 부과 논의에 앞서 1000억원에 해당하는 콘텐츠 제작비용 격차를 줄이는 가장 시급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법률 전문가는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콘텐츠 제작비용에 더해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서 이중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미국 통신사에는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인프라 투자에 기여하듯 한국에서도 최소한 동일하게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트래픽 비중에 따른 망 이용대가 현황(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