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토양보습제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민간업체를 지원하며 상용화에 나선다. 토양보습제는 땅속 물을 흡수하고 저장해 식물이 필요할 때 물을 공급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첨단방사선연구소(소장 이남호)가 친환경 토양보습제를 생산하는 '방사선 이용 생분해성 바이오매스 함유 하이드로겔(친수성 고분자) 제조기술'을 휴머스텍(대표 김종현)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정액기술료 5000만 원에 매출액 1%를 경상 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휴머스텍은 친환경 바이오매스 고흡수성수지 제조 신생기업이다. 올해 원자력연 'KAERI-패밀리' 기업으로 선정됐다.
개발 하이드로겔 제조기술은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방사선을 조사해 고효율 하이드로겔 토양보습제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 토양보습제는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땅속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돼 환경에 무해하다.
연구진은 하이드로겔 원료인 천연 고분자물질에 바이오매스인 톱밥, 활성탄을 혼합하고 방사선으로 원료들을 결합시켜 미세다공성 분자구조를 가진 토양보습제를 만들었다. 이 보습제는 수많은 작은 구멍을 가진 분자구조로 표면적이 넓어 부피 대비 500배 물을 흡수할 수 있다. 제조과정에서 혼합된 바이오매스로 인해 생분해성을 가지며, 비료로 사용하는 칼륨, 칼슘 등을 혼합하면 식물 성장도 촉진시킬 수 있다.
정성린 책임연구원은 “당초 방사선을 활용해 하이드로겔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기업 제안에 따라 기술을 보완해 완전 분해가 가능한 생분해성 토양보습제를 제조하게 됐다”며 “향후 수경재배,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종혁 원자력연 미래전략본부장은 “이번에 이전하는 기술은 원자력 기술이 우리 삶과 밀접한 농업에 기여하는 대표적 사례”라며 “앞으로도 연구원은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가는 다양한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산업활성화 등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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