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된 작업자도 '휴먼에러 제로'를 달성하긴 쉽지 않다. 인공지능(AI)은 이러한 휴먼에러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 데 유용한 기술이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AI는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AI은 카메라,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 등의 기술과 결합해 사람과 사물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차에서는 전방 카메라가 객체들을 인식하고 가·감속 여부를 결정한다.
이 같은 비전 AI 기술은 제조와 서비스 영역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생산라인에 해당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생산라인에서의 결함 여부는 작업자 육안 검사에 의존해왔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검사가 이뤄지지만 사람이 수행한다는 점에서 휴먼에러가 동반할 우려가 있다.
현대차는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AI 딥러닝 기술을 제조라인에 접목했다. 글로벌 AI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해 AI 딥러닝을 통해 차체 하부의 결함을 감지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는 검사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 작업 효율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AI는 카메라가 촬영한 비전 데이터를 토대로 차체 하부 결함 여부를 파악해 작업자에게 알린다. 작업자가 놓친 결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뿐 아니라 차량공유(카셰어링) 분야에서도 비전 AI를 활용한다.
국내 1위 카셰어링 서비스 쏘카는 AI 머신러닝를 기반으로 차량의 파손 여부를 감지한다. 고객이 차량 대여 전 앱을 통해 전송한 외관 사진을 차량 이미지 파손여부 자동 탐지 모델 '엑시다'로 분석한다.
비전 AI 기술을 활용하는 이유는 방대한 사진 때문이다. 쏘카 고객들은 하루 7만~10만장 수준의 사진을 업로드한다. 담당자가 직접 분석하기엔 벅찬 규모다.
엑시다는 고객이 입력한 이미지가 차량의 어떤 부위를 촬영한 것인지 인지하고, 이미지 내 픽셀 단위로 분석해 파손 여부를 판단한다.
AI에 모든 결정을 맡기진 않는다. 엑시다가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이미지를 선별하면, 쏘카 운영본부 직원들이 추가 검수하는 방식이다. 직원들은 기존 수만장의 사진을 검수해야 했지만 엑시다 도입 이후 하루 300건가량만 확인하면 된다.
쏘카는 엑시다를 통해 사고 발생 시점을 명확히 파악해 책임소지를 명확히 하고, 고객 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요소들도 검출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현종 쏘카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엑시다는 차량 파손 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수리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며 “향후 수만대의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관리하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