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프트웨어(SW) 천억클럽'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SW산업이 고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클라우드·인공지능(AI)·데이터 등 디지털 뉴딜 관련 프로젝트가 공공·기업 등에서 이어지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메가존이 5천억클럽에 신규 진입했다. 메가존의 매출은 2019년 3172억원에 이어 지난해 5110억원으로 1년 새 약 2000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9년 142억원에서 지난해 240억원으로 2배 늘었다. 메가존은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서비스를 지원하는 컨설팅,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외국계 기업뿐만 아니라 KT와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기업까지 범위를 넓혔다.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관련 솔루션 수요가 높아지면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신규 공급한 것도 매출 성장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타넷티플랫폼은 2019년 581억원에서 지난해 1461억원으로 매출이 약 세 배 늘었다. 메타넷티플랫폼도 MS를 비롯해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클라우드, AI 등 신기술 도입이 증가하면서 메타넷티플랫폼 참여 사업이 늘었다. 나무기술은 전년(846억원) 대비 150억원 이상 늘어난 10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나무기술은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금융, 공공 등 클라우드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공급 사례를 확대했다.
5백억클럽(매출 500억∼1000억원 미만)에는 다양한 분야의 SW 기업이 포함돼 있다. 웹케시는 지난해 매출 728억원을 기록, 전년도보다 약 100억원 늘었다. 웹케시는 지난해 정부가 진행한 비대면 바우처 사업과 디지털전환 관련 금융권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성장세를 이어 갔다. 웹케시 계열사 쿠콘도 지난해 매출 513억원을 기록하며 5백억클럽에 첫 진입했다. 쿠콘은 정부 데이터경제 기조 속에 데이터 관련 산업과 서비스 출시가 이어지면서 성장 속도를 높였다.
3백억클럽에는 알서포트가 지난해 매출 463억원을 기록하며 새롭게 합류했다. 알서포트는 영상회의, 원격근무 지원 솔루션 등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엠로·영림원소프트랩·티맥스데이터·유라클·가온아이 등 패키지SW 전문업체들도 지난해 각각 448억원, 438억원, 405억원, 398억3000만원, 398억6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소프트웨어(SW) 산업 성장에 발맞춰 SW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디지털전환 시대에 맞춰 패키지SW 클라우드화를 지원하겠습니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은 14일 “코로나19로 산업의 디지털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다”면서 “SW업계는 인력이 10만명 정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협회는 인력 양성 부문에 비중을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력 미스매칭 현상 극복은 국내 SW 산업에서 좀처럼 풀리지 않는 과제다. 조 회장은 “협회는 SW 전문가 양성교육·우수인력 매칭서비스를 통해 연간 3000명 정도의 SW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면서 “좋은 인력과 기업을 매칭해 주는 게 중요한 만큼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SW산업협회는 6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추진협의회'를 발족했다. 회원사 간 기술 정보 교류를 통해 SaaS 기업 확대, 패키지SW 기업의 클라우드화 등을 지원한다.
조 회장은 “SaaS는 업계 생존 문제인 만큼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면서 “협의회를 통해 많은 기업이 SaaS 모델로 전환하고, 클라우드 기업과 함께 수출도 도모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플랫폼 기업과의 상생도 이어 나갈 방침이다. 올해 초 조 회장 취임 후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이 협회 임원사로 새로 합류했다.
조 회장은 “플랫폼 기업도 경쟁보다는 상생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면서 “여러 플랫폼 기업과 추가 회원사 합류를 논의하는 만큼 협회의 저변 확대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