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비대면 진료' 무더기 퇴출 위기

11개 스타트업 서비스 내놨지만
방역 완화시 '한시적 허용' 중단
산업계 "가이드라인 논의돼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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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위드 코로나' 체계 전환을 맞아 무더기로 퇴출 위기에 처했다. 혁신 스타트업이 새 서비스를 앞다퉈 내놨지만, 정식 서비스를 위한 제도 기반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서비스 중단 위기에 몰렸다.

국내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11개로 추산된다. 일부 업체는 처방 의약품 배달 서비스도 지원한다. 여기에 2개 업체가 내달 중 원격진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상위 업체는 월간 10만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하는 등 이용자층도 두텁다. 이들 업체는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지난해 2월 전화상담, 원격처방 등 비대면 진료를 일시 허용하면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난해 12월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 이상으로 돌입하면서 서비스가 확산됐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진료를 포함해 현재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비대면 진료 건수는 276만건에 이른다.

정부는 이르면 내달 1일 목표로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전환 후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감염병 위기 경보가 '경계'나 '주의' 단계로 낮아지면 비대면 진료 법적 요건은 사라진다.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의 효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방역 체계 전환 이후 비대면 진료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위기가 완화되면 현행 의료법에 의해 비대면 진료는 종료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만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 대면 진료로 돌아가는 것인지 묻는 질의에 “질병관리청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유보 입장을 밝혔다. 모든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정부 방침에 따라 언제든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리스크를 안게 된 것이다. 13개 원격의료 관련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사인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 국감에서 “당장 내달 서비스가 중단돼 망할까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대면 진료 서비스업체 A사 대표는 19일 “어느 쪽으로 깜빡이(신호)를 켜고 대응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B사 대표도 “2년 가까이 성장하던 특정 산업 분야가 하루아침에 중단되고, 이로 인해 환자나 의사가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불확실성이 크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장지호(닥터나우 이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은 이날 전자신문에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의협, 약사회, 산업계, 소비자단체 등 이해관계자와의 거버넌스를 통해 비대면 진료와 처방의약품 배송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가 늘고 재택 치료가 활성화하면 경증 환자 의료 지원이나 약 배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업계가 안전한 운영 방향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