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최단기간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엔픽셀이 개발한 '그랑사가'가 국산 지식재산권(IP)으로는 가장 많은 일본 사전예약자를 끌어 모으며 일본 시장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엔픽셀은 일본 이용자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고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통해 연내 출시 전 까지 현지 이용자에게 게임을 알린다.
엔픽셀에 따르면 그랑사가 일본 사전예약자는 26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 게임 역대 2위 기록이다. 신규 IP로는 1위,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도 1위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가장 많은 사전예약자를 동원한 게임은 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다. 330만명을 불러모았다. 100만명 달성까지 27일가량 걸렸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이 게임은 일본 앱스토어 매출 4위로 데뷔했다.
그랑사가의 100만명 달성 시기가 일곱 개의 대죄보다 근소하게 앞선다는 점과 사전예약이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일곱 개의 대죄를 넘는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점쳐진다.
MMORPG로 범위를 좁히면 기존 가장 많은 사전예약자를 모았던 엔씨소프트 '리니지2M' 226만명을 넘어선 기록이다. 리니지2M은 100만명 모집까지 35일 걸렸다. '리니지M'은 183만명,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은 170만명, '리니지2레볼루션'은 163만명을 기록했다. 100만명 달성까지 각 67일, 44일, 95일 소요됐다. 출시시기가 최근인 게임일수록 100만명 달성 시간이 적게 걸렸는데 먼저 일본 시장에 진출한 한국 MMORPG가 한국 게임의 인지도와 재미를 일본 게임이용자들에게 전달한 영향으로 보인다.
그랑사가의 사전예약자 260만명이라는 수치는 외산 게임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그것도 MMORPG 장르라는 점에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일본은 사전예약 허수가 한국, 중국보다 적어 실제 기대 이용자만 참여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만 사전예약자수가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현지 타겟 이용자 공략 전략과 현지화 수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한 달간 사전예약자 25만명을 모은 넥슨 '블루아카이브'는 구글 매출 5위를 기록한 반면 165만명이 예약한 시프트업 '데스티니 차일드'는 30위권에 머물렀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리니지2M, 리니지M보다 초기 성적이 좋았다.
엔픽셀은 일본 이용자 입맛에 현지화하고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통해 현지 이용자에게 게임을 적극 알릴 방침이다. 현지 쇼케이스와 도쿄게임쇼를 통해 이용자 접점을 넓히고 일본 JRPG를 상징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아마노요시타카'가 참여한 새로운 일러스트 로고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한다.
'세븐나이츠'로 한국 모바일게임 최초로 일본에서 호성적을 거둔 배봉건, 정현호 공동대표 경험도 그랑사가에 녹여진다.
그랑사가 일본 진출은 빠르게 성장한 엔픽셀의 향후 성장치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을 무대가 될 전망이다. 엔픽셀은 일본을 교두보로 그랑사가 글로벌 서비스를 확장하는 한편 후속작 크로노 오디세이를 내년 콘솔, PC, 모바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