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공약에 e스포츠 관련 내용을 담는다. 인재 양성, 시장 성장, 처우 개선,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한다. 병역면제나 국군체육부대 편입 논의도 시작한다.
유승민 후보는 25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e스포츠 경기장 아프리카콜로세움에서 e스포츠 종목사와 게임단, 프로선수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유 후보는 “이제 발상을 전환해 (e스포츠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가 지원에 힘입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주요 스포츠처럼 e스포츠 또한 체계적 지원이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e스포츠 선수와 게임단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정책지원은 미비한 상황이다. 최근 구축된 지역별 상설 경기장 외에는 뚜렷하지 않다. e스포츠 종주국을 자처하지만 헤게모니는 북미와 중국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인재 양성, 고용 창출, 산업 성장 모두 특정 게임단 혹은 콘텐츠 제작기업에 의존한다.
기업이 e스포츠 산업에 투자한 금액은 2018년 37억원에서 2020년 731억원으로 늘었다. 그 사이 매출은 2018년 240억원, 2020년 281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단은 많게는 155억원 적게는 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축구나 야구처럼 국가 주도로 탄생한 스포츠가 아닌 기업 주도 신생 산업인데다가 수익모델이 정립되지 않은 영향이다.
게임리그 LCK의 이정훈 사무총장은 “e스포츠도 산업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단 운영비용의 80%를 차지하는 선수 임금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LCK 출전 팀에서는 한팀에서 1~2명은 연봉 10억원 이상을 받지만 전체 선수 중 연봉 2000만원 미만을 받는 선수는 36.4%에 달한다. 감독코치 등 스탭 중 계약직 비율은 84.5%. 4대 보험 미가입 비율은 73.1%에 달한다. 모구단이 대기업인 기업도 수십억 손실을 기록한다. 해외로 떠나는 선수와 코칭스탭도 늘어나고 있다.
성공 프로게이머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진로가 막히는 것도 e스포츠 성장에 방해요인이다. 정규화된 코칭스태프 인력양성 커리큘럼이 없다. 중고등학교 때 게임에 매진했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가 새 길을 개척하기 쉽지 않다. 뒤가 없는 길이기 때문에 산업적으로 성장 장벽이 존재한다. 코칭스태프가 된다 하더라도 선수대비 낮은 연봉을 받고 근로 환경도 쾌적하지 못하다.
게임단을 운영하는 최상인 DRX 대표는 “현재 e스포츠에는 '세컨드 찬스'가 없다. 한번 무너지면 뒤가 없다”며 “중고등학교에 클럽을 활성화하고 대학교에 학과를 개설하면 선수로 실패해도 관계자나 대학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e스포츠 인식문제, 일자리와 인생설계 문제 등 어떻게 지원하는 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인가 고민한다”면서 “비인기 종목 세제지원 혜택을 e스포츠로 확대해 지원하고 선수와 코칭스탭 처우 개선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전 프로게이머인 이윤열 나다디지탈 대표와 배틀그라운드 현역인 '피오' 차승훈 선수는 선수 입장에서 의견을 전달했다. e스포츠 선수 환경과 처우 개선 그리고 병역면제 필요성을 설명했다.
차승훈 선수는 “병역문제와 최저연봉 등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기에 불안한 문제가 있다”며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면 더 재미있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e스포츠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병무청 가이드라인 길이 열려 있다. 공정한 기준으로 병역문제가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