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 다음달까지 전력수급 비상대기…수급 위기시마다 '구원투수' 역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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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달까지 석탄발전을 '비상대기' 상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발전공기업을 대상으로 석탄발전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만일에 있을 전력 수급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석탄발전은 올해 여름 전력수요가 급증했을 때에도 발전기를 가동하면서 전력수급 공백을 막은 바 있다. 탄소중립으로 외면받는 석탄발전이 '전력예비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5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박기영 제2차관 주재로 열린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전담팀(TF)' 제1차 회의에서 다음달까지 발전공기업의 석탄발전을 '급전대기' 하기로 결정했다. 급전대기는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운전대기 중인 상태다. 정부는 올해 발전공기업을 대상으로 석탄발전 상한제를 시행하면서 통상 가을철에는 발전공기업 석탄발전기가 정지돼 있어야 하지만 현재는 발전기를 가동한 상황에서 급전지시를 받도록 대기하고 있다.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현재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해 잠시 석탄발전을 급전대기 하도록 정부에서 결정했다”면서 “석탄발전이 정지된 상태가 아닌 운영하는 상황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에너지 원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최근 LNG와 더불어 석탄발전 원료인 유연탄 가격도 무섭게 상승하면서 발전원에 상관없이 전력 수급난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LNG 동북아 현물가(JKM)는 지난 5일 기준 백만 열량 단위(Btu)당 56.3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가격을 뛰어넘었다. 석탄도 지난 6일 기준 호주산 현물가가 톤당 247달러로 5년 새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석탄발전을 운영하는 발전공기업 5사는 내년 1분기까지 전력수급이 가능한 수준으로 유연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원료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발전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발전공기업 한 관계자는 “세계 유연탄 주요 구매처인 인도와 중국에서 유연탄 재고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흐름이 있어 지난달 내년 1분기까지 유연탄 물량을 확보했다”면서 “다른 발전공기업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완화 이후 에너지 수요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석탄발전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미국 석탄 화력 발전량은 지난해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최근 석탄발전량이 줄면서 전력 수급난을 겪기도 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