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인재 제일' 철학이 담긴 삼성인력개발원에 고인의 흉상이 세워졌다.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룹 사장단 일부 인사와 함께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 설치된 이 회장의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흉상은 생전인 2002년 삼성전자 수원 정보통신연구소 1층에 건립된 적이 있지만, 사후에 흉상이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1957년 그룹 신입사원 공채 제도 시행과 함께 종합연구원이라는 개관, 1990년 이 회장 주도로 지금의 삼성인력개발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삼성의 대표적 인력 개발 산실로 그룹 신입사원·경력사원 연수 및 주요 교육이 진행된다.
앞서 경기도 수원 가족 선영에서는 유족 뜻에 따라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이 전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을 진행했다. 추도식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참석했다.
추도식에서 이 부회장은 “고인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고 추모했다. 이어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며 각오를 다졌다.
재계는 1주기 이후 이 부회장의 '승어부'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고 이 회장의 철학을 계승·발전시켜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국격에 맞는 '진정한 초일류 삼성'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삼성은 이날 별도 공식 행사를 열지 않았지만, 사내 블로그에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했다. 임직원은 댓글을 통해 이 회장을 기렸다. 사내 게시판에는 '세상을 바꾼 거인, 고 이건희 회장님을 그리며'라는 제목으로 1주기 추모 영상과 신경영 특강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주요 신년사와 경영 발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활동 등 이 회장의 생전 활동이 담겼다. '기억, 시간에 새겨진 마음'이란 주제로 이 회장 유년기 모습과 주요 지인들의 소회도 전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