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800만명 시대…정부는 "일자리 질 좋아졌다"

임금근로자 55만명 증가…정규직 9만명↓·비정규직 64만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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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근로자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8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60대 이상,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교육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기간제 근로자가 크게 증가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임금근로자는 2099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만7000명 증가했다.

이중 정규직 근로자는 1292만7000명으로 9만4000명(-0.7%) 감소한 반면에 비정규직 근로자는 806만6000명으로 64만명(8.6%)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38.4%로 전년 대비 2.1%포인트(P) 상승했다.

앞서 지난 2019년에도 비정규직 근로자가 86만7000명 증가한 바 있다. 당시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고용 예상 기간'을 세분화해 조사한 결과 이전에는 포착되지 않았던 비정규직 근로자가 35만~50만명 추가 포착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는 통계기준 변경이 없음에도 비정규직이 60만명 이상 증가한 것이다.

기재부는 이날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및 평가 자료를 통해 “기업의 채용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방역 불확실성 영향으로 비정규직 고용이 증가했다”면서 “고용위기에 대한 대응 및 회복 과정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건복지업과 교육업에서 증가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인구구조 변화로 60대 이상 인구 증가, 근로형태 변화도 비정규직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기재부는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 여건은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자발적 선택 근로자 비중이 늘고 월평균 임금, 사회보험 가입률이 향상된 점을 언급했다. 기재부는 “산업·고용 구조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 분야에 대한 고용·사회안전망 강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한시적 근로자는 517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56만4000명(12.2%) 증가했다. 시간제 근로자는 351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26만명(8.0%) 늘었다. 폐업이나 구조조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는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53.1%로 전년 대비 0.6%P 상승했다. 비전형 근로자는 227만8000명으로 20만5000명(9.9%) 증가했다. 파견근로자는 21만1000명으로 4만6000명(28.0%), 특수형태근로자는 56만명으로 6만2000명(12.5%) 증가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성별 비중은 여자가 55.7%로 남자(44.3%)보다 11.4%P 높았다. 비정규직 남자는 357만5000명으로 24만1000명 늘었고 여자는 449만1000명으로 40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계층별 구성비는 60세 이상(29.8%), 50대(20.7%), 40대(17.6%) 순이었다. 전년 대비 60세 이상은 27만명, 20대는 13만1000명 각각 늘었고 30대는 6000명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이 22만8000명 증가한 135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업과 사업시설관리업 비정규직이 각각 89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비정규직의 43.2%인 348만3000명은 고졸이었다. 증가 폭은 대졸 이상에서 32만명, 고졸 24만2000명, 중졸 이하는 7만8000명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건강보험(77.0%) 0.3%P, 고용보험(75.2%) 2.6%P 각각 상승했다. 국민연금(69.4%)은 0.4%P 하락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