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반도체 장비 회사인 램리서치의 한국 연구개발(R&D)센터가 내년 2월 가동한다. 램리서치는 대규모 R&D 인력 채용을 추진하며 센터 개소 준비에 나섰다.
램리서치코리아 핵심 관계자는 “오는 4일 R&D센터인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에서 활용할 첫 반도체 장비가 입고된다”면서 “내년 2월 R&D센터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는 램리서치의 첫 독립 R&D센터로, 경기 용인시에 건설되고 있다. 센터에서는 신규 공정 개발과 제품 제조 및 기술 테스트 등 업무를 담당한다. 첨단 식각 및 증착 기술도 독자 개발, 반도체 장비에 적용한다.
램리서치는 지난 2019년 경기도와 투자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며 R&D 센터를 설립했다. 당시 초기 투자 계획에는 센터 규모가 9900㎡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 규모는 이보다 훨씬 확대된 3만㎡다. 반도체 공정 장비 25개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클린룸 공간이 마련된다. 램리서치는 이번 R&D센터 구축을 위해 수천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램리서치는 대규모 인력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엔지니어와 R&D 연구원으로, 초기 센터 가동을 위해 150명 이상 확보할 방침이다.
램리서치 R&D센터는 한국을 반도체 장비 제조뿐만 아니라 R&D 허브로 삼으려는 전략을 상징한다. 램리서치는 2011년 경기 오산시에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에서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R&D센터가 설립되면 R&D부터 제품 제조, 유통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반도체 공급 체계를 갖추게 된다. 램리서치의 핵심 고객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비 수요에 적극 대응할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팀 아처 램리서치 CEO는 최근 열린 반도체 대전 기조 강연에서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는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진보한 R&D센터”라면서 “한국의 K-반도체 벨트 중심부에서 반도체 생태계의 협력 수준을 한 차원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설 R&D센터는 고객사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중요한 실험을 완료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