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양산을 앞두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SCM)이 윤곽을 드러냈다.
QD 디스플레이는 삼성그룹이 차세대 먹거리로 준비한 대형 패널이다. 파란빛을 내는 청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위에 QD 층을 더해 색 재현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QD 디스플레이는 크게 발광원층을 조정하는 전자회로(TFT층)과 청색빛을 내는 발광원, 발광원인 청색빛을 적색이나 녹색으로 전환해 빛을 내는 QD발광층으로 구성된다.
QD 디스플레이의 핵심은 소재에 있다. 빛을 정교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나노미터 크기의 QD 입자로 화질과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다.
삼성SDI가 삼성디스플레이에 'QD 잉크'를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DI가 잉크 형태로 QD를 납품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잉크젯 프린팅으로 뿌려 QD 발광층을 만든다.
삼성SDI는 최근 배터리 회사로 익숙하지만, 전자재료 사업부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역시 중점 사업군이다. 중소형 OLED 발광재료도 공급하고 있다.
QD 잉크의 재료는 한솔케미칼이 납품한다. 한솔케미칼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협력해 QD 재료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색 발광원, 즉 청색 형광재료는 SFC가 납품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SFC는 일본 호도가야화학과 삼성디스플레이가 합작한 회사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청색 형광재료도 대부분 SFC가 맡고 있다. 스마트폰용 OLED는 크기가 6인치 안팎인 데 비해 QD-OLED는 50~60인치대로 출시될 예정이다. SFC의 재료 공급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QD 디스플레이에는 '필러(Filler)'라는 신규 소재도 사용돼 주목된다. 필러는 QD의 발광 효율을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이 소재는 솔루스첨단소재가 공급을 맡았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두산 전자재료 사업이 전신인 회사다. 두산에서 두산솔루스로 분리된 후 일명 진대제 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해 현재의 솔루스첨단소재가 됐다. 필러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건 QD가 처음이다. QD 디스플레이 필수 소재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아울러 덕산네오룩스가 정공수송층(HTL)을 공급한다. OLED는 크게 발광층과 보조층으로 구성된다. 발광층은 실제 빛을 내는 층이며, 보조층을 발광을 돕는 것이다. HTL은 정공(Hole)이 발광층으로 쉽게 이동하도록 한다. 독일 머크도 삼성 QD 디스플레이에 HTL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QD에 컬러필터도 적용되는데, 동진쎄미켐과 동우화인켐이 공급을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들 소재를 활용해 최종 QD 패널을 만들 계획이다. 이달 본격 양산에 들어가 삼성전자와 소니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QD 디스플레이로 TV를 만들어 출시할 계획이다. QD 패널은 명암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프리미엄 TV 패널로 안착할지 주목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