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호민 바이오분자 및 세포구조 연구단 CI(Chief Investigator·KAIST 의과학대학원 부교수)와 고규영 혈관 연구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이 질병 상황에서 손상된 혈관을 정상화하는 항체를 새롭게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관련 3차원 분자구조를 규명해 치료항체 작동 기전도 제시했다. 암, 패혈증 등 혈관 손상을 동반하는 다양한 질병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혈관은 인체 건강에 핵심 역할을 한다. 혈관 항상성은 엔지오포이에틴(Angiopoietin)-TIE2 신호전달체계를 통해 조절되는데 암, 패혈증, 당뇨성 망막병증, 족부궤양 등 질환에서는 혈관 내피세포와 주변 지지세포가 파괴되면서 심각한 혈관 손상이 일어난다. 손상 혈관 TIE2를 활성화시키는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
엔지오포이에틴1 단백질이 혈관 내피세포 TIE2 수용체(혈관내피세포 표면에서 혈관 분화와 성장, 안정화를 조절하는 수용체 단백질)에 결합해 세포표면 응집을 유도, TIE2 활성화와 혈관 안정화 유도에 핵심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TIE2 활성화 유도 치료제는 대부분 단백질 엔지니어링을 통한 엔지오포이에틴 변이체 개발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 전략은 생산성이 낮고 안정성, 생체 내 짧은 반감기 등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기존과는 다른 전략을 택했다. 혈관 내피세포 TIE2 수용체에 결합해 성장과 안정화를 유도하는 'TIE2 활성 항체(hTAAB)' 개발에 성공했다. 또 단백질 결정학과 바이오투과전자현미경 등을 활용, TIE2 수용체 활성화 분자기전도 규명했다.
김호민 CI는 “TIE2 수용체 활성 항체가 TIE2를 다각형 형태 응집을 유도해 활성화시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라며 “IBS 두 연구단이 협력해 우수 성과를 거둔 대표 사례로, 기초연구와 응용·개발연구가 서로 다른 영역이 아님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말했다.
고규영 단장은 “향후 동물실험 효과 검증을 통해 혈관 이상으로 인한 다양한 질환 치료제 개발로 연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 판 11월 1일 자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