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해외 투자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공급망(GVC) 혼란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 코린시아호텔에서 글로벌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 임원 21명을 초청해 '한국 경제: 팬데믹을 극복한 K-드라마'를 주제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부총리가 직접 나서 해외 투자자와 대면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2019년 10월 이후 2년여 만이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경제에 미친 영향과 한국의 대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질의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었지만 결과만 말하자면 제한적이었다”며 “한국 정부는 이 혼란을 극복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2년 전 일본의 수출 규제를 예로 들었다. 홍 부총리는 “당시 일본의 수출 규제로 큰 타격을 입고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추진했다”며 “그 결과 이제 자체적으로 국내에서 충족할 수 있게 돼 수출 규제가 '백신'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일부 완성차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을 계기로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 차량용 반도체를 국내에서 공급하기 위해 기업들과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GVC가 약해진 것을 절감해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구성하는 등 원자재 수급관리와 물류 차질 완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주가지수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관한 질문에는 “귀국 후 관계부처 간 검토를 거쳐 본격적으로 편입을 재검토하겠다”며 “검토 후 MSCI 측과 접촉해 진전이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위상이나 해외 투자자들의 인식을 종합하면 MSCI 선진국 지수에 한국이 편입하는 것은 당위성이 충분하다”면서도 “2008년부터 한국 정부가 이를 검토해왔으나 MSCI 측과 충분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탄소세 논의 동향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는 탄소세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았으며 연구 정도는 진행됐다”고 말했다. 탄소 배출 규제를 탄소세와 같은 가격 수단으로 통제할 지, 아니면 보조금과 규제 같은 비가격 수단으로 통제할 지에 대해 G20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 정부도 이에 발맞출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수출·투자·소비가 균형 잡힌 회복세를 보이고 고용도 양호하나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팬데믹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으며 가계부채 리스크도 상존한다”며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징어 게임'을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했는데 업무에 바쁜 투자회사 고위 인사들도 이 작품을 인상 깊게 봤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침체된 와중에 K-드라마가 우뚝 선 것은 수년 간 추진해온 K-소프트파워의 결실”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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