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과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가 일제히 계획예방정비에 돌입하면서 공급예비력도 일시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석탄발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돌입하면 정지되는 발전기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에너지 연료비 상승으로 인한 겨울철 전력수급 위기에 더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다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국내 석탄, LNG, 원전 발전기 336개 중 85기가 정비에 돌입했다. 고장 난 발전기 2기까지 빼고 나면 총 공급 가능한 발전기는 248기다.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대책 기간이 끝나면서 원전과 석탄, LNG 발전기는 일제히 계획예방정비에 돌입했다. 발전소 계획예방정비는 핵심 설비인 보일러·터빈·발전기 등을 분해 조립해 통상 1~2달 간 진행된다. 여름철에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지원하기 위해 대부분 발전기가 가동되지만 전력수요가 줄어드는 가을과 겨울철에는 계획예방정비가 필요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발전기를 1년 내내 계속 돌릴 수는 없고, 통상 전력수급 비상대책 기간이 끝나고 일정 기간 예방 정비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력 공급능력은 일평균 7000~8000㎿로 지난 7월과 8월 1만㎿를 넘은 것과 비교해 부족하다. 그러나 여름철에 비해 전력 수요 자체도 줄어서 평균 전력 예비율은 비슷했다. 지난달 27일 기준 전력 예비율은 일평균 20.6%로, 지난 7월 19.6%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지난달 5일 공급예비력은 675만㎾, 예비율은 8.9%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올 겨울부터는 석탄발전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로 인해 가동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다음 달까지는 석탄발전이 '급전대기'할 예정이지만 12월에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로 인해 석탄발전 가동이 제약받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 상황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올해 발전용 LNG 가격이 전년에 비해 3배 올라 발전사들이 힘들 것”이라면서 “12월에는 석탄발전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돌입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하되, 원자재 가격을 봐서 석탄발전기를 겨울철에도 가동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발전기 가동 현황(10월 27일 기준)
자료: 한국전력거래소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