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경영, 돈 되네'...이미지 쇄신 넘어 새먹거리 부상

친환경 경영이 기업 이미지 쇄신 차원을 넘어 신규 수익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가치 소비가 중요해지면서 이를 키워드로 한 사업 분야가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바이오공장 전경.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바이오공장 전경. [사진=CJ제일제당]

7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PHA) 전용 생산공장을 연내 인도네시아에 완공하고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 공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신설해, 연간 5000톤 규모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아놓는 고분자 물질로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모든 환경에서 분해된다. CJ제일제당은 기존 레드 바이오(제약)와 그린 바이오(미생물 식품 소재와 농업)에 이어 PHA를 주력으로 한 화이트 바이오 분야에 진출하면서 바이오 삼각편대를 구성하게 됐다.

비건 트렌드에 맞춰 대체육·배양육 분야 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투자에 나서며 시장 진입도 엿보고 있다. CJ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알레프 팜'에 시리즈B 펀딩과 싱가포르 갑각류 배양육 스타트업 '시옥미트'의 시리즈A 브리지라운드에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CJ는 새 먹거리 분야에 오는 2023년까지 10조원 이상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농심 심플레이트 홈페이지 메인화면. [사진=심플레이트 갈무리]
농심 심플레이트 홈페이지 메인화면. [사진=심플레이트 갈무리]

농심은 사내 벤처 통해 건조식품 브랜드 '심플레이트' 개발을 완료하고 공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심플레이트는 야채·육류 등을 동결 건조한 제품이다. 농심 플레이크 사업팀은 지난해 6월 요리형 건조 식재료 개발에 들어갔고 1년간 시장조사와 연구개발을 거쳐 심플레이트를 선보였다.

특히 이 제품은 새로운 설비 투자 없이 기존에 보유한 설비와 기술 노하우를 이용한 것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적다. 라면 스프를 만들 때 사용하는 동결건조 기술과 설비를 활용하고 있다. 심플레이트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고무적이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판매한 심플레이트는 모집액 대비 1154%를 초과 달성했다.

친환경 소비 추세에 따라 채식과 대체육도 떠오르는 시장 중 하나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오는 2023년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만들고 지난 4월 대체육 치킨 너깃을 출시해 한 달 만에 10만개가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7월 대체육 베러미트의 샌드위치용 햄 콜드컷을 활용해 출시한 스타벅스의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는 일 평균 2000여개씩 팔리며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함께 시장 성장을 견인할 부문은 '건강'과 '환경' 관련 분야이며 이는 2021년 이후 음식료 시장의 신규 성장 동력”이라며 “코로나 이후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분석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