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옛 페이스북)가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 또 다시 휘말렸다.
8일(현지시간)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사진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업체 '포토(PHHHOTO)'는 메타가 계약을 미끼로 기능을 베끼고 검색 결과에서 업체명을 노출해주지 않아 자사를 폐업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포토는 실제 폐업한 상태로 메타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포토는 2014년에 앱을 출시한 뒤 2017년에 폐업한 스타트업이다. 몇 초 동안 움직이는 사진을 찍어 GIF 형태로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저장된 이미지는 자체 앱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이용자와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포토 앱은 비욘세 등 일부 유명인사가 이용하기도 했으며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한때 370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포토 측 주장에 따르면 메타는 포토의 핵심 기능을 베껴 인스타그램 '부메랑' 기능을 2015년 출시했다. 포토는 메타가 인스타그램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플랫폼 검색 결과에 나타나지 않도록 조치해 이용률을 떨어뜨렸다고 호소했다.
인스타그램 부메랑은 포토 앱과 같이 사진을 연속 촬영한 뒤 1초짜리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영상 편집 기능이다.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 당시 인기몰이를 했던 틱톡에 맞서는 기능으로 주목 받았다.
포토는 미국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페이스북(메타)과 인스타그램은 포토 비즈니스가 생존하지 못하도록 파괴하고 투자 가능성까지 망가뜨렸다”면서 “포토의 폐업은 페이스북의 반경쟁적 행위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라고 썼다.
포토 측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케빈 시스트롬 전 인스타그램 CEO를 포함한 페이스북 직원 일부가 2014년 8월 포토 앱을 다운로드한 뒤 기능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2015년 2월에는 당시 페이스북 전략적 파트너십 관리자였던 브라이언 허렌에게서 페이스북 메신저에 포토 기술을 포함시키자는 제안을 받았으며, 포토가 제안을 거절하자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포토 콘텐츠를 포함시키자고 재차 요청을 받았다고 적었다. 이어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으로부터 내부 법적 이슈에 따라 양사가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소장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2015년 3월 포토 이용자가 인스타그램에서 친구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설정을 변경하기도 했다.
포토는 배심원 재판을 추진하는 동시에 금전적 피해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측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가치가 없는 소송”이라면서 “우리 자신을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메타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반독점 소송을 두차례 제기 받은 바 있다. FTC는 메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혐의로 지난해 12월과 올해 8월에 걸쳐 소송을 제기했다. 홀리 베도바 FTC 경쟁국 국장대행은 지난 8월 소송을 제기하며 “페이스북은 새로운 혁신가들과의 경쟁에서 실패하고 위협이 되자 이들 기업을 불법적으로 매입하거나 묻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