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회장 단독 대표체제 전환..권영수 후임에 관심 집중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

LG그룹 지주사인 LG가 구광모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룹 2인자였던 권영수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로 이동하면서 LG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달 말 LG그룹 인사를 앞둔 가운데 4년차에 접어든 구광모호 세대교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권 부회장이 이날부로 LG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LG는 구 회장, 권 부회장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구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구 회장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던 권 회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그가 맡아온 LG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도 공석이 됐다. 이에 따라 권 부회장 후임이 선임되는 이달 말 그룹 임원 인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후임 인선에 따라 경영 행보는 물론 그룹 인사 판도까지 큰 폭의 변화가 일 수 있다.

실질적인 '그룹 2인자' 인선을 앞두고 재계에서도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후임 지주사 COO 후보군으로는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권순황 LG전자 BS사업본부장(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홍범식 LG경영전략팀장(사장) 등이 거론된다.

권 부회장은 전자를 비롯해 화학,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구 회장을 보좌하며 연착륙을 돕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인사는 구광모 체제가 4년차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색깔을 내기 위한 세대교체 신호탄이다.

주력인 가전과 디스플레이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권봉석 사장과 정호영 사장이 발탁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두 사장이 각각 1963년생과 1961년생으로 1978년생인 구 회장과 나이 차이가 꽤 난다는 점에서 1968년생인 홍범식 사장이 파격적으로 등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 사장은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으로 그룹 전반 전략 수립과 방향 제시에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LG 트윈타워
LG 트윈타워

기존 3인 부회장 체제는 물론 각자 대표 체제 변화 여부도 관심사다. 구본무 회장 시절에는 권 부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을 비롯해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 하현회 전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6인 부회장 체제였다. 구 회장 취임 후 권 부회장과 차 부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일선에서 물러났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영입돼 지금 3인 부회장 체제가 갖춰졌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지주회사는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구본무 회장 시절 때도 하현회 부회장 등이 보좌하며 공동 대표 체제였다”면서 “이번 인사에서도 공동 대표체제를 유지하는 대신 세대교체를 목적으로 큰 폭 인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