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인앱결제강제 금지법 통과시킨 한국 국회... 글로벌 시장에 입법 경험 공유

세계 최초 인앱결제강제 금지법 통과시킨 한국 국회... 글로벌 시장에 입법 경험 공유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세계 최초로 입법한 한국 국회가 구글, 애플, 메타 등 빅테크 기업과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 유럽, 인도에 입법 경험을 공유하며 국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도서관에서 '글로벌 앱 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팀 스위니 에픽 게임즈 대표는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한 한국 법안은 앱 생태계는 물론 미래 혁신과 건전한 시장 경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앱 마캣사업자들 운용체계 독점과 싸워 공정한 경쟁을 회복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구글 등 앱마켓 규칙 개선을 주장하는 앱공정연대(CAF) 수장이자 대형 게임에 외부결제를 도입한 경험이 있는 회사다. CAF는 구글과 애플 앱 마켓 불공정 행위에 반대하기 위해 에픽게임즈, 스포티파이, 매치그룹 등 기업 연합체다.

한국 국회는 일명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세계 최초로 통과시켰다. 특정 결제 방식 강요를 막고 부당한 앱 등록 지연과 삭제 등을 금지한다. 구글, 애플 등 독점 수준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이 영향력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이다. 한국 입법 성공은 빅테크 기업을 주시하고 있는 미국, 유럽, 인도에 앱마켓 생태계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는데 참고할 만한 사례로 평가 받는다. 국회는 입법 경험을 이들에게 공유한다.

메간 디무지오 미국 CAF 사무총장은 “한국 입법을 통해 다른 정부도 세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책 솔루션을 찾을 수 있었다”며 “거대하고 막강하더라도 잘못된 행동을 하는 기업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전환 및 전자통신 국무장관은 “내년 유럽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도 움직임이 있을 예정으로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앱 생태계 규제에 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입법엔 성공했지만 본격적인 적용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구글은 외부결제에 인앱결제보다 4% 저렴한 26% 수수료를 제시했고 애플은 일부 앱의 외부결제 홍보를 묵인하고 있지만 전향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방통위는 앱 마켓사가 우회적인 방법으로 규제를 회피할 수 없도록 하위법령을 촘촘히 마련해 집행할 것”이라며 “앱마켓을 포함한 플랫폼 사업자 이행 의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