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더 이상 단일 시장, 단일 고객과의 관계에 의해 정의되는 회사가 아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용 반도체 공급업체 퀄컴이 애플 의존도를 줄이고 자동차 반도체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겠다고 16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퀄컴 주가는 7.89% 상승한 181.81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6일 로이터통신과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퀄컴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 오는 2023년 출시되는 아이폰에 대한 통신칩 공급 비율이 20%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용 모뎀칩을 자체 개발해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에 기반한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20년 초부터 자체 모뎀 개발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9년 인텔 모뎀칩 사업 부문을 1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냈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플 기기에 대한 퀄컴의 반도체 공급 비율이 2024년 “한 자릿수대 초반”까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컴은 회사 전체의 반도체 영업이 2024년까지 최소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자신했다. 차량용 반도체와 가상현실(VR), 아이폰 이외의 다른 모바일 부문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나 애플에 대한 공급 축소의 타격을 만회하고도 남는다는 예상이다.
특히 이날 설명회에 앞서 퀄컴은 독일 자동차 회사 BMW의 차세대 자율주행차에 자사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BMW와의 파트너십 등에 힘입어 올해 10억달러 미만이었던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5년 내 35억달러, 10년 내 8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차세대 PC용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을 선언했다. 애플의 M시리즈 칩을 겨냥한 윈도PC용 시스템온칩(SoC)을 2023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올초 퀄컴이 14억달러에 인수한 반도체 스타트업 누비아(Nuvia)팀이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IoT) 부문 매출액은 90억달러로 전망됐다. 퀄컴은 또한 메타(옛 페이스북) 자회사인 오큘러스의 퀘스트2를 비롯한 가상현실 헤드셋 시장에서도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