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전쟁 여파로 중국 공장 확충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당장 영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사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4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우시 공장의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 차질 전망에 대해 “미국 정부와 협조하고, 잘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아직 중국 공장의 EUV 도입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EUV를 활용한 D램 양산은 국내 공장에서 먼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언론 일각에서 미-중 갈등으로 미국이 네덜란드 ASML의 EUV 노광장비 중국 수출을 막아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의 미세공정 전환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발언은 EUV 최첨단 공정을 국내 공장 중심으로 도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도 EUV 적용이 초기 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공장 도입은 아직 먼 미래 이야기라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경기 이천 공장(팹)에서 EUV 장비를 적용한 10나노미터급(㎚) 4세대(1a) 공정으로 모바일 D램을 처음 양산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팹에도 EUV 공정 적용을 확대해 메모리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개선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적극 협력·협조하고 있다”며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완료를 목표로 중국 정부의 승인을 위한 협의를 이어 가고 있다.
한편 이날 반도체의 날 행사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정배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 반도체 분야 산·학·연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문 장관은 “최근 발표한 'K-반도체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해 민간 기업을 적극 뒷받침하고,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