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친환경차 판매 증대 추세를 고려해 전문 정비 인력 양성사업을 확대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존 인력 양성사업 정원을 늘리고 국토교통부는 재교육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전문성이 없어 도태될 우려가 있는 경정비 업체 대응을 지원하고 동시에 소비자가 가까운 정비소에서도 신뢰도 높은 서비스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미래형 자동차 현장인력 양성사업 규모를 920여명으로 올해 600여명 대비 50%가량 늘릴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산업부는 올해 600여명 중 정비 인력에 400여명을 할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해당 사업에서 정비 인력은 61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정비 이외에는 자동차 부품사 인력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전문대 등을 교육기관으로 지정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토부는 정비 인력 재교육을 의무화하는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산하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에서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미래차 관련 정비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정비소 책임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정비원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친환경차 정비 인력 양성을 강화하는 건 전기차 판매량이 성장세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7만1006대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신차 중 판매 비중은 5.5%로 유럽을 제외하면 중국(9.4%) 다음으로 높다.
현재 대다수 친환경차 정비는 완성차 업체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이뤄진다. 보증기간이 남은 친환경차가 많고 전문성이 있으며 정비에 필요한 장비도 고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동네 카센터로 불리는 경정비 업체는 관련 전문성 제고를 위해 재교육이 절실하다.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부품사는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차 사후관리(AS) 부품을 시장에 공급한다. 하지만 역량 부족으로 이를 받아 차량을 수리할 수 있는 사업자는 많지 않다.
현재 국내 자동차 정비업체는 약 3만6000개, 종사자는 약 1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재교육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아직 내연기관차 비중이 높은 만큼 단계적 교육 규모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아직 전기차·수소전기차 등록대수는 지난 10월 기준 약 23만대로 전체 등록대수에서 1%에 불과하다.
친환경차 정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완성차 업체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완성차 업체는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자동차정비업자에게 고장 진단기와 정비 매뉴얼을 제공해야 한다. 현재도 친환경차 정비 매뉴얼이 있지만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친환경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수가 적어 정비가 단순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더 복잡하다”며 “영국, 미국, 일본 등 국가처럼 정비 인력을 재교육하고 강사·교수 전문성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산업부, 미래차 정비 재교육 인력 50%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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