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소재 기술 기반 생명공학 회사 로이반트사이언스는 올해 5월 공식적으로 미국 시장에 상장했다. 주당 10달러에 판매된 주식을 통해 기업은 북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6억11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빠르게 창출했다.
지난 2014년 바이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로이반트는 현재 10개 반트(자회사)로 구성된 이른바 유니콘 바이오테크 엄브렐러 그룹으로 변신했다. 로이반트 반트의 총 평가액은 70억달러 이상에 이르며, 40가지 약품이 개발되고 있다. 이 기업이 단순한 행운이나 혁신만으로 이러한 급성장을 이룩한 것은 아니다. 심지어 이 기업은 시장 진입 초기에 몇 번의 실수를 하기도 했다.
오히려 이 기업의 성공은 생명공학 시장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에 의해 주도됐다. 로이반트 구조는 회사가 가장 중요한 약물 개발 전략 내에서 신속하게 피봇하고 침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 방법을 식별할 수 있게 했다.
비즈니스는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 내 멀티매니지먼트 플랫폼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구성된다. 로이반트는 개발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성공적인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협력을 기본으로 하는 일련의 소규모·분권형 반트를 특징으로 한다. 기업은 약물 발견 초기부터 실제 상용화 단계까지 직원들이 치료의 성공을 장기적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구조화돼 있었다. 이것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과학자에게 독특한 동기를 부여했다.
이러한 구조는 모든 로이반트 자회사에 더욱 신속한 발전을 위한 자체 기술과 자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로이반트가 개발한 제약기술 위주 자회사들의 응용 분야는 사내 역량뿐만이 아니다. 현재 로이반트는 자회사 반트AI(VantAI)를 통해 외부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약물 개발의 미래를 재정의하고 있다.
로이반트가 라이선스인(기술 도입)을 받을 수 있는 적합한 약물 후보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끝에 약물 발견에 초점을 맞춘 내부용 AI 기술을 개발했다. 반트AI로 알려진 기계학습 플랫폼은 초기에 새로운 의약품 적응 가능성을 띤 분자 식별에 초점을 맞췄다. 로이반트는 반트AI를 통해 내부 성공을 거둔 후 이를 대규모 산업 솔루션으로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 자회사로서 반트AI는 로이반트 내부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생명공학 경쟁자들까지도 고객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반트AI 웹사이트에 따르면 “반트AI 비전은 전략적 설계를 통해 자체적인 임상 파이프라인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수백개 제약사 및 바이오테크 잠재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AI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 반트AI를 제약산업 전반의 변혁적 솔루션으로 인식되도록 했다. 이것은 경쟁자 스스로 고객으로 변모함으로써 경쟁자가 성공에 도달하도록 돕지만 또한 기업에 이득이 된다. 생명공학 산업 내에서 모든 모델에 맞는 하나의 모범 모델은 없다. 종종 경쟁업체에서 고객으로 전환하고 솔루션은 내부 도구에서 업계 전반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기술로 변화할 수 있다.
로이반트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에서 유니콘 기업이 되는 과정에서 AI를 통해 의약품 개발을 재정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미 시장 약물 개발 및 디스커버리를 위한 AI 시장 투자는 2020년 민간 AI 투자 가운데에서 가장 많은 펀딩이 이뤄져 138억달러 이상이 투입됐다. 현재 미국 시장의 뜨거운 성장 영역 가운데 하나로, 국내 신약 개발 AI 관련 기업들도 최근 북미 시장 진입에 열기를 띠고 있다. 이때 철저한 분석 과정을 거쳐 자사에 맞는 북미 확장 방안을 파악, 시장을 리드할 전략을 우선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수지 보스턴 BDMT Global 매니징 파트너 겸 에머슨대학 마케팅학과 교수 sim@bdmt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