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E·IM 통합 'DX' 부문 개편...신수종 '로봇사업'도 본격화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가 통합 세트사업 부문 명칭을 'DX(Device eXperience) 부문'으로 확정했다. TV, 가전, 스마트폰 등을 아우르는 차별화된 '고객경험(CX)'을 방향성을 제시했다.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대표 신수종 사업으로 꼽는 로봇 부문 역시 사업팀으로 격상,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

기존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 부문을 통합해 출범한 DX 부문은 VD(Visual Display), 생활가전, 의료기기, MX(Mobile eXperience), 네트워크 등 사업부로 구성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무선사업부 명칭을 26년 만에 MX사업부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새로 출범한 DX 부문의 'D(Device)'는 세트 부문 업의 개념을 표현했다. 'X(eXperience)'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삼겠다는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했다. TV, 가전, 스마트폰, 통신장비 등 다양한 제품과 고객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솔루션으로 소비자에게 최적화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통합 리더십 출범을 계기로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 시너지 창출과 차별화된 제품·서비스 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도 반영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

삼성전자는 가전, 스마트폰 등 미래 경쟁력으로 '고객경험'을 꼽고 있다. 상향평준화된 하드웨어(HW) 성능보다는 차별화된 고객경험이 초격차를 실현할 경쟁력이 된다고 판단한다. 다양한 가전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맞춤형 기능을 제안하거나 TV 기반 건강관리, 온라인 회의 등 서비스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TV, 가전, 스마트폰 등 글로벌 1위 지배력을 바탕으로 기기간 장벽을 허물어 '연결된 고객경험'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다양한 기기간 고객경험 강화를 목적으로 CX·MDE(Multi Device Experience)센터를 신설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전략은 사장단·임원 인사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7일 사장단 인사에서 CE, IM을 통합한 세트부문을 출범하고, 한종희 VD사업부장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총괄케 했다. 임원 인사에도 CX 부문에서 성과를 거둔 40대 임원을 대거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전자는 “명칭 변경을 통해 다양한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글로벌 업계 리더로서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들의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온라인으로 열린 CES 2021에서 승현준 삼성리서치 사장이 삼성봇 케어 제트봇 AI 삼성봇 핸디를 소개하고 있다.
올해 1월 온라인으로 열린 CES 2021에서 승현준 삼성리서치 사장이 삼성봇 케어 제트봇 AI 삼성봇 핸디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표 신수종 사업으로 꼽는 로봇사업 조직도 강화했다. 연말 조직개편에서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앞서 올해 초 김현석 전 CE부문장 사장 직속으로 TF를 신설,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상설조직으로 전환하면서 제품 양산과 사업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소비자IT·가전 전시회(CES)에서 돌봄 로봇 '삼성봇 케어'를 공개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드'를 선보였다. 쇼핑몰 등에서 주문과 결제·서빙을 돕는 '삼성봇 서빙'과 고객응대 로봇 '삼성봇 가이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 등 개발 중이다. 지난 8월 이재용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AI, 로봇 등에 향후 3년 간 240조원 신규 투자한다고 밝힘에 따라 로봇 사업에 인력 투입과 인수합병(M&A) 등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해 경영지원실 내 '공급망 인사이트 TF'도 새롭게 꾸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