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동대구부터 영천·신경주·북울산을 거쳐 부산까지 준고속철이 달린다. 2003년 착수후 18년 만에 대장정이 마무리된다. 부산·울산·경북을 잇는 영남권 4개 사업 완전 개통으로 해당 지역 교통이 훨씬 편리해질 전망이다.
지난 8일, 개통에 앞서 시운전 중인 KTX-이음을 타고 동대구부터 태화강역까지 다녀왔다.
영남권 4개 사업 구간 자체는 길지 않지만 의미는 크다. 이들 지역에는 경부선, 중앙선, 동해선, 경전선, 대구선과 경부고속선까지 있지만 각 선이 단절됐다. 촘촘한 교통망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이제 영천역은 중앙선, 신경주에서는 경부고속선과 울산-포항을 거쳐 동해선과 연결된다. 부산 부전역에서 태화강까지는 도시철도가 이어진다. 촘촘하게 연결된 철도망이다. 새로운 철도는 고속철 전용은 아니지만 고속철도 달릴 수 있어 시속 200㎞이하 준고속철로 분류된다.
기존 단선 비전철선을 무궁화호로 달리면 동대구부터 부전역까지는 190분이 소요됐다. 준고속철도가 들어서면서 42분이 줄어든다. 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복선 전철을 통해 수송능력도 올라간다. 기존에는 단선 하나로 왕복을 했지만, 복선으로 철도에도 왕복 2차선이 생기는 셈이다. 더 많은 기차가 투입될 수 있다.
34분 걸리던 동대구-영천 구간도 27분으로, 영천~신경주 구간은 39분에서 24분으로, 태화강-신경주는 39분에서 33분으로 단축된다. 태화강에서 부전까지 78분에서 64분으로 줄어든다.
2024년 중앙선의 안동부터 영천 고속철 구간이 완공되면 청량리에서 부산 부전역까지 KTX-이음을 타고 2시간 5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현재 서울에서 부산을 거쳐 부전역까지는 KTX와 지하철을 이용해 3시간 9분이 걸린다. 현재 청량리에서 부전까지 중앙선은 무궁화호가 운행 중으로 6시간 31분이 소요된다.
서울에서 부산·울산·경북으로 가는 방법이 훨씬 다양해진다.
영남에 새로운 고속철 축이 생기면 한쪽에 사고가 나도 물류와 수송이 막힐 가능성이 줄어든다. 특히 북울산역은 송정지구와 지척에 있어 고속철에 대한 접근성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기존 울산역은 도심과 너무 떨어져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았다.
하호태 국가철도공단 사업총괄부장은 “지역에 따라서는 시속 150㎞이상 속도를 낼 수 있어 시간이 상당히 단축될 수 있다”면서 “복선 전철 개통 후에는 기존선 부지를 관광지로 개발해 수익창출과 지역 주민 삶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