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대표 기업 칭화유니그룹이 파산 절차에 들어간지 5개월여 만에 국유기업의 품으로 들어가게 됐다. 칭화유니그룹의 인수금액은 최소 9조2000억원에서 최대 11조원이 될 전망이다.
12일 중국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젠광자산관리(JAC 캐피탈)와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 등으로 구성된 국부펀드 컨소시엄이 칭화유니 등 7개 기업의 실질적인 합병 및 구조조정을 위한 전략 투자자가 됐다. 칭화유니 산하 메모리반도체 전문회사 쯔광궈신은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을 베이징시 제1 중급 인민법원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공지했다.
베이징젠광자산관리와 와이즈로드캐피털은 중국 국무원 산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가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어 칭화유니는 사실상 국유화의 길에 들어섰다.
인수 컨소시엄은 앞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채권자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며, 법원이 구조조정안을 승인하면 이후 효력을 갖는다.
30조원에 육박하는 부채를 못 이겨 파산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칭화유니는 지난 7월 전략 투자자 유치 공고를 내고 새 주인을 찾는 절차에 들어갔다.
당초 알리바바그룹과 저장성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컨소시엄이 칭화유니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업계는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어서 정보 유출 우려 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금융 당국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해 정보 공개 요구를 강화하는 등 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되면서 알리바바의 인수가 무산됐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전략 투자자 신청 후보들이 500억∼600억 위안(약 9조2000억원∼11조원) 선에서 칭화유니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타진했다고 전한 바 있다.
'중국의 반도체 항모'로도 불리는 칭화유니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나온 명문 칭화대가 51%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설계·제조사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