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들이 2월 학원 방역 패스 도입에 대해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하면 연기나 조정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백신 효과나 안전성에 대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심을 시키는 것이 우선이 됐어야 했지만 설득 과정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지적과 학생 학부모 반발에 따라 2월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은 일정 정도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13일 개최한 감염병 전문가와 출입기자단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최은화 서울대 교수와 이재갑 한림대 교수, 정재훈 가천대 교수 등은 2월부터 학원에도 적용하기로 한 방역패스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청소년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무리하게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방역패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데이터를 통해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현장 적용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심하다면 연기나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청소년에 백신을 강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다가 확진자 증가와 함께 최근 2월 학원 등지에 청소년 방역패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청소년 방역패스는 성인과 달리 분명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그렇다면 접종률 제고를 위한 다른 정책이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백신 효과성과 안전성을 데이터로 만들어서 안심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데이터를 통해 아이들과 부모들이 안심하게 된다면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성인의 경우 이미 접종률이 90% 이상이어서 방역패스는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사회적거리두기 완화를 위한 안전망과 같은 것이라고 대비해 설명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어느정도 수용성을 보여줬지만, 청소년 패스에 대해서는 그만큼 설득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은화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학교와 학원이 거의 동일한 개념”이라면서 “접종 필요성이 증가했다고 하면, 개인의 이득과 국가의 이득이 동일하지 않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국가는 설득의 시간을 줘야 한다”면서 사실상 2월 학원 방역패스 연기에 손을 들었다.
최 교수는 “백신 부작용은 없을 수 없고 대처 가능한지가 중요하다”며 “청소년 예방접종 문제인 점은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 균형잡힌 정보가 전달되징 않는 게 문제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백신이 위험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받아들일 수가 없는데 치우친 정보가 가장 문제”라고 이부분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아이들의 접종률이 올라가 학교와 학원에 안전하게 갈 수 있다면 그것이 학습권 보장”이라면서 방역패스 취지에는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반발이 심하다면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8일 학생들과 간담회에서 “방역 패스 관련 사회적 합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장의 불안과 불편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선점을 찾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전문가들 청소년 백신패스 설득과정 없었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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