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생산 모더나 백신 전 세계 수출한다…품목획득, '글로벌 허브' 탄력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해외 수출길이 열렸다. 삼성이 추진 중인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전략이 한층 탄력 붙게 됐다.

모더나코리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스파이크박스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오른쪽)의 모습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오른쪽)의 모습

식약처 품목허가는 국내 제조와 판매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해외 다른 국가에서 품목허가를 받는 데도 레퍼런스가 돼 해외 진출이 한결 수월해진다. 소요 시간 단축으로 빠른 공급이 가능해진다.

모더나는 미국 캐털란트·박스터·사노피, 스페인 로비, 프랑스 레시팜 등을 완제 생산 파트너로 두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게 위탁 생산계약을 맺었다. 삼성 백신 수출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백신 품목허가를 받기까지 7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회사가 모더나와 계약을 체결한 건 5월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후 생산기술 이전 기간을 3개월로 단축했고, 단기간 수율도 끌어 올려 계약 체결 후 5개월 만에 초도 물량을 국내 출하했다. 당시 출하는 긴급 사용 승인에 따라 이뤄졌다. 정식 품목 허가는 모더나코리아가 지난달 초 식약처에 신청해 이뤄졌다.

mRNA 백신은 업계에서 가장 최신 기술로 평가된다. 생소한 백신 공정을 요해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력을 입증해 사업에 힘이 실리게 됐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정부와 모더나의 신속한 대응과 긴밀한 협업으로 국내 첫 mRNA 백신 품목허가를 받았다”면서 “전 과정에 걸쳐 품질을 보장하고 발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모더나 백신 허가로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서 위상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바이오 사업을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하겠다는 그룹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기술력에 이재용 부회장의 네트워크를 더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통해 성공적인 백신 생산을 통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11월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코로나19 백신 공조와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 압도적 제조기술력 등 반도체 성공 요소들을 바이오로 접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원료의약품(DS) 위탁생산 선(先) 계약 성과도 거뒀다. 미국 보스턴 그린라이트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mRNA 백신의 후보물질 원료의약품 위탁생산을 수주했다. 완제품(DP) 생산을 넘어 이제 원료의약품(DS)를 생산하는 단계까지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