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종사자 81.7만, 4대 그룹보다 많아...2021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

국내 벤처기업이 코로나19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고용을 확대했다. 벤처기업 전체 종사자 수는 4대 그룹 고용인원보다 11만9000명 가량 더 많았고, 벤처기업 총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4조 증가해 200조원을 넘어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 벤처기업 3만9101개(2020년 말 기준)의 경영성과, 고용, 기술개발(R&D) 투자 현황, 산업재산권 등을 분석한 '2021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벤처기업 종사자 81.7만, 4대 그룹보다 많아...2021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

벤처기업 총 종사자 수는 81만7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4대 그룹 고용자 수 69만8000여 명보다 11만9000여명이 더 많았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은 1년간 7000여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했다.

벤처기업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4조원 증가한 206조9000여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삼성 다음인 2위로 나타났다.

벤처기업 종사자 81.7만, 4대 그룹보다 많아...2021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

벤처기업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0.1%)했으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감소(-0.9%), 대기업 평균 매출액 하락(-10.5%) 등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벤처기업 당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9.2%, 237.5% 증가해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는 소프트웨어(SW)개발·정보기술(IT) 기반서비스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으며, 이어 의료·제약, 연구개발 및 기타서비스·도소매 순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4.4%로, 대기업 1.8% 대비 2.4배 높았고, 중소기업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 0.8%에 비해 5배 이상 높았다. 타 기업군에 비해 기술개발을 통한 혁신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SW)개발·정보기술(IT) 기반서비스 분야가 8.2%, 의료·제약 분야가 8.1%로 타 업종 대비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기업이 보유한 국내 산업재산권은 27만5907건으로 국내 산업재산권 55만7265건의 절반에 육박했다. 아울러 벤처기업의 15.6%가 해외 특허 및 국제규격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돼 전년 6.5% 대비 2.4배 증가했다.

창업자는 공학 출신이 가장 많았다. 벤처기업 창업자의 61.6%, 대표이사의 55.8%가 공학(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 중심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학에 이어 경영·경제학 14.9%, 자연과학 12.8%, 인문사회학 7.4% 순이었다.

지분구조는 창업자 지분이 68.3%로 가장 많고, 임직원 14.3%, 가족 9.6%, 투자자 7.8%로 나타났다. 대부분 업종에서 창업자 지분율이 가장 높은 가운데 의료·제약 분야는 외부 투자자 비중이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경영상 어려움으로는 자금문제가 첫 손에 꼽혔다. 경영 애로사항은 '자금조달·운용 등 자금관리 애로'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국내 판로개척',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순이었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벤처기업들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지속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중기부는 글로벌 혁신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벤처투자 제도 정비, 복수의결권 도입, 스톡옵션 활성화 등을 위한 법령 개정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